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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개 심장사상충이 사람한테도 옮는다"는 기사나 말을 접하고 불안했던 적 있으신가요? 저도 비슷한 내용을 봤을 때 순간 뜨끔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심장사상충이 사람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다만 그 이유를 제대로 알아야 막연한 불안도, 방심도 줄어든다는 생각에 직접 공부하고 경험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심장사상충이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 이유 — 종숙주를 알면 보입니다
심장사상충(Dirofilaria immitis)에 대해 처음 제대로 공부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생충이 심장 안에 산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었거든요. 심장사상충은 감염된 개의 심장과 폐동맥, 즉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내보내는 혈관 안에 기생하는 선충류입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혈류 장애가 생기고, 심부전이나 폐고혈압으로 이어져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람한테도 이런 일이 생기면?"이라는 걱정이 드는 건 당연하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하나 등장합니다. 바로 종숙주(definitive host)입니다. 여기서 종숙주란, 기생충이 성충으로 자라 번식까지 완성할 수 있는 최종 숙주 — 쉽게 말해 그 기생충이 살기에 가장 최적화된 몸을 가진 동물을 뜻합니다. 심장사상충의 종숙주는 개입니다. 개의 혈류 속도, 심장 구조, 체온, 면역 반응 수준이 심장사상충이 유충에서 성충으로 성장하고 번식하는 환경에 딱 맞게 맞물려 있습니다.
비교하기 좋은 예가 있습니다. 광견병의 종숙주는 너구리인데, 너구리는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큰 이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종숙주가 아닌 개나 사람이 감염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죠. 심장사상충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종숙주인 개에게는 치명적이고, 종숙주가 아닌 사람에게는 자라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모기를 통해 심장사상충의 유충(미세사상충)이 사람의 혈액 속으로 들어갈 수는 있습니다. 미세사상충이란, 암컷 성충이 혈액 속으로 방출하는 아주 작은 1기 유충을 말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면역계는 이 유충을 빠르게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합니다. 설령 면역 반응을 피하더라도 인간의 혈류 속도와 심장 구조 자체가 유충이 성충으로 자라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감염이 되더라도 대부분 폐 결절(폐 안에 작은 혹처럼 생기는 병변) 정도로 나타나고, 이마저도 증상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미국 CDC 기생충 정보 페이지에서도 사람의 심장사상충 감염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예방약은 꼭 — 사람에게 옮는 기생충이 따로 있습니다
"그럼 심장사상충은 사람한테 안 옮으니까 좀 느슨하게 관리해도 되지 않을까?" — 저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꼬박꼬박 챙겨야 하는 이유는 심장사상충 하나 때문만이 아닙니다.
반려견의 장 기생충(intestinal parasites) 중에는 사람에게 직접 전파될 수 있는 종류가 있습니다. 장 기생충이란, 소장이나 대장 안에 기생하는 회충, 구충, 편충, 조충 같은 다양한 기생충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산책 중 오염된 흙이나 풀과 접촉하거나, 반려견의 변에 섞인 충란이 사람 손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실제로 발생합니다. 특히 어린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제가 직접 약을 챙기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매달 투여하는 심장사상충 예방약 대부분에는 장 기생충을 함께 구충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들을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 하트가드: 이버멕틴(ivermectin)과 파이란텔(pyrantel) 성분으로 심장사상충 예방 및 회충·구충 구충
- 넥스가드 스펙트라: 밀베마이신(milbemycin oxime) 성분으로 심장사상충, 외부 기생충(진드기·벼룩), 대부분의 장 기생충을 광범위하게 커버
- 레볼루션 / 어드보킷: 피부에 바르는 스팟온(spot-on) 타입으로, 약을 먹이기 싫어하거나 간식 기호성이 낮은 반려견에게 적합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구충 범위를 가진 것은 넥스가드 스펙트라입니다. 단일 약으로 심장사상충, 진드기, 벼룩, 그리고 대부분의 장 기생충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높습니다. 출처: 미국수의사협회(AVMA) 반려동물 기생충 안내에서도 심장사상충을 포함한 내부 기생충 예방을 연중 꾸준히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약도 모든 기생충을 100% 제거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은 동물병원에서 파모스(Praziquantel 포함 복합 구충제)나 드론탈(Drontal)처럼 조충(tapeworm) 계열까지 포함하는 광범위 구충제를 추가로 투여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여기서 조충이란, 마디 구조로 이루어진 납작한 형태의 기생충으로, 일반 심장사상충 예방약으로는 제거가 어려운 종류입니다.
저는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한 뒤 처음에는 "실내에서 많이 생활하는데 꼭 매달 먹여야 하나?" 싶은 마음이 솔직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께 심장사상충은 단 한 번의 모기에 물려도 감염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겨울에도 예방을 권장하는 이유가 심장사상충뿐 아니라 장 기생충의 연중 구충을 위해서라는 점도 그때 알게 됐습니다. 지금은 매달 약 먹이는 날짜를 달력에 표시해 두고, 하루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신경 쓰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개 심장사상충이 사람에게 진짜로 전염될 수 있나요?
A. 모기를 통해 유충이 사람 몸속으로 들어갈 수는 있지만, 사람은 심장사상충의 종숙주가 아니기 때문에 유충이 성충으로 자라지 못합니다. 설령 감염되더라도 폐 결절 정도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증상조차 없이 지나가는 일이 많아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다만 가능성이 '0'은 아니므로 반려견 예방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Q. 심장사상충 예방약, 겨울에도 먹여야 하나요?
A. 네, 겨울에도 예방약을 꾸준히 투여하도록 권장합니다. 그 이유는 심장사상충 예방뿐 아니라 계절에 관계없이 감염될 수 있는 장 기생충을 함께 구충하기 위해서입니다. 회충이나 구충 같은 장 기생충은 겨울에도 오염된 환경을 통해 전파될 수 있습니다.
Q. 넥스가드 스펙트라와 하트가드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하나요?
A. 두 제품 모두 심장사상충 예방 효과가 있지만, 구충 범위에 차이가 있습니다. 넥스가드 스펙트라는 진드기·벼룩 같은 외부 기생충과 대부분의 장 기생충까지 광범위하게 커버하고, 하트가드는 회충과 구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반려견이 야외 활동이 많거나 어린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경우라면 넥스가드 스펙트라 쪽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단, 최종 선택은 수의사 상담을 통해 반려견의 건강 상태와 생활 환경에 맞게 결정하시는 걸 권합니다.
Q. 심장사상충 예방약으로 모든 기생충이 예방되나요?
A.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넥스가드 스펙트라처럼 광범위한 제품도 조충(tapeworm) 계열까지는 커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은 파모스나 드론탈처럼 조충을 포함한 광범위 구충제를 동물병원에서 별도로 투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강아지 기생충이 사람한테 옮으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A. 반려견의 장 기생충이 사람에게 감염될 경우 복통, 설사,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유충 이행증처럼 유충이 피부나 내장 기관을 돌아다니며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아나 면역이 약한 사람에게는 더 주의가 필요하므로, 반려견의 정기적인 구충과 배변 후 손 씻기 같은 위생 관리가 중요합니다.
결론
심장사상충이 사람에게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사실, 이제는 좀 안심이 되시나요? 하지만 이 안심이 방심으로 이어지면 곤란합니다. 심장사상충은 개에게는 여전히 치명적이고, 반려견의 장 기생충은 우리 가족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건, 예방은 증상이 보인 뒤 시작하면 이미 늦는다는 점입니다.
매달 예방약을 챙기고, 6개월에서 1년마다 광범위 구충제를 추가로 투여하는 작은 습관이 반려견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사랑하는 반려견이 아픈 모습을 보며 후회하는 것보다, 지금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꾸준히 관리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반려견의 생활환경에 맞는 예방약 상담을 받아보시는 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