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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처음 키우기로 마음먹었을 때, 저도 제일 먼저 한 게 인기 견종 순위 검색이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고민만 깊어지더라고요. KB경영연구소의 반려동물 보고서를 기반으로 정리된 2025년 인기 견종 순위를 살펴보면서, 숫자 뒤에 있는 '왜 이 견종이 사랑받는가'를 함께 짚어봤습니다. 말티즈가 17년 연속 1위를 지키는 이유부터, 믹스견이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배경까지, 순위 너머의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견종 선택 — 순위를 보기 전에 먼저 물어봐야 할 것
혹시 귀여운 사진 한 장에 반해서 견종을 결정하려다가 멈춰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처음 자료를 찾기 시작했을 때 사진만 봐도 이미 마음이 기울었는데, 막상 세부 정보를 읽다 보니 생각보다 고려할 게 훨씬 많았습니다.
견종마다 요구하는 활동량, 털 관리 주기, 분리불안 성향이 제각각입니다. 여기서 분리불안이란 보호자가 자리를 비웠을 때 강아지가 극도의 스트레스를 보이는 행동 패턴으로, 짖음이나 파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을 오래 비우는 직장인과 재택 근무자에게 맞는 견종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출처: KB경영연구소의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견 보호자 중 소형견을 선택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한국은 아파트 거주 비율이 높아 실내 생활에 적합한 소형견이 자연스럽게 인기를 끌어온 구조입니다. 그렇다고 소형견이 무조건 키우기 쉬운 건 아닙니다. 소형견은 뼈가 가늘어 슬개골 탈구, 즉 무릎 관절이 제자리에서 이탈하는 질환에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 관리 측면의 주의도 필요합니다.
제가 자료를 찾으면서 느낀 것은, 순위를 보기 전에 '나는 하루에 몇 시간을 강아지와 함께할 수 있는가'를 먼저 솔직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질문 하나가 선택지를 절반으로 줄여줬거든요.
- 하루 외출 시간이 8시간 이상이라면 분리불안이 낮은 견종을 우선 고려할 것
- 털 관리에 시간과 비용을 쓸 수 있는지 미리 계산해볼 것 (미용 주기는 평균 4~6주)
- 아이나 어르신이 함께 사는 가정이라면 사회성과 온순함이 검증된 견종을 선택할 것
- 소형견은 슬개골 탈구 예방을 위해 미끄럼 방지 매트와 낮은 가구 환경을 미리 준비할 것
성격 비교 — 7위부터 1위까지, 이 견종들이 사랑받는 진짜 이유
2025년 순위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믹스견이 3위라는 사실이요. 2018년 6위였던 믹스견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배경에는 유기동물 입양 문화의 확산이 있습니다. 디자이너 독이라 불리는 말티푸나 폼피츠처럼 의도적으로 교배된 견종뿐 아니라, 보호소에서 입양한 잡종견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1위는 몰티즈로, 무려 17년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몰티즈는 유럽 귀족 가정의 반려견으로 수백 년간 길러진 견종으로, 사냥이나 경비 같은 실용적 역할 없이 처음부터 사람 곁에 있기 위해 품종화 된 진정한 컴패니언 독(companion dog)입니다. 컴패니언 독이란 인간과의 교감을 위해 특화된 견종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독립성보다 애착 형성이 강한 편입니다. 장난기 많고 애교가 넘치는 반면, 다른 강아지를 만나면 짖는 경우도 있어서 사회화 훈련이 일찍부터 필요합니다.
2위 푸들은 흔히 프랑스 견종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원산지는 독일입니다. 원래는 오리 사냥 시 물에서 사냥감을 회수하는 역할을 했고, 그 지능이 지금도 훈련 적응력으로 이어집니다. 스탠더드 푸들에서 미니어처, 토이 푸들로 소형화가 이루어지면서 현재 국내에서는 토이 푸들이 주로 키워지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초보 보호자에게 푸들을 권하는 이유는 단순히 '착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과 규칙에 빠르게 적응하는 인지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5위에 오른 비숑 프리제는 2023년 처음 순위권에 진입한 이후 2년 만에 5위까지 오른 라이징 스타입니다. 비숑 프리제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극 코트(low-shedding coat), 즉 털이 잘 빠지지 않는 이중모 구조입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보호자에게 비교적 적합하다는 점이 인기 상승의 배경 중 하나로 보입니다. 다만 푸들보다 골격이 크고 살이 찌기 쉬운 편이라, 식이 관리와 운동량 유지가 꽤 중요합니다. 애교와 장난기가 넘쳐서 함께 있으면 정말 즐겁긴 한데, 에너지 발산이 부족하면 실내에서 가구를 씹는 경우도 있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면 좋습니다.
입양 기준 — 순위가 정답이 아닌 이유
순위 자료를 한참 들여다보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인기 있는 견종'과 '나에게 맞는 견종'은 겹칠 수도 있고, 전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견종이라도 개체기질(individual temperament), 즉 타고난 성격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같은 몰티즈라도 유독 활발한 아이가 있는가 하면 조용하고 차분한 아이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순위가 높은 견종이 키우기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그 기준이 사람마다 다릅니다. 포메라니안은 털이 뭉텅이로 빠지는 계절성 탈모 주기가 있어, 매일 빗질을 못 하는 보호자에게는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추는 온순하고 아이나 어르신과 잘 지내는 천사견이라는 별명이 있지만, 2018년 탑 3에서 2025년 7위로 내려간 데는 상대적으로 활발한 견종들에게 관심이 쏠린 영향도 있어 보입니다.
출처: KB경영연구소 보고서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흐름은 입양 문화의 변화입니다. 유기동물 입양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반려인들이 특정 품종의 외모보다 함께 살아가는 관계 자체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꽤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결국 좋은 반려견이란 인기 있는 견종이 아니라 보호자의 생활환경과 잘 어울리고 끝까지 책임감 있게 돌볼 수 있는 견종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정보를 찾을 때 순위는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는 반드시 직접 만나보는 경험이어야 합니다. 분양처나 보호소를 방문해 실제 강아지와 교감해 보는 과정이 어떤 자료보다 정확한 답을 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초보 반려인에게 진짜 키우기 쉬운 견종이 뭔가요?
A. 훈련 적응력이 높은 푸들이 자주 추천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쉽다'는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서, 털 관리보다 운동량이 부담이라면 비숑 프리제나 시추처럼 실내 활동으로도 충분한 견종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활 패턴을 먼저 정리해보는 게 출발점입니다.
Q. 말티즈가 17년 연속 1위인 이유가 뭔가요?
A. 말티즈는 컴패니언 독으로 품종화된 역사 덕분에 사람과의 애착 형성이 강하고 애교와 장난기가 넘칩니다. 소형이라 아파트 생활에 적합하고, 활발함과 귀여운 외모가 조화를 이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다른 강아지에게 짖는 경향이 있어 사회화 훈련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믹스견이 3위까지 오른 게 진짜인가요?
A. KB경영연구소 반려동물 보고서 기준으로 2018년 6위였던 믹스견이 2025년 3위로 올라선 건 맞습니다. 말티푸, 폼피츠 같은 디자이너 독뿐 아니라 보호소 입양 잡종견도 포함된 수치로, 반려인들의 품종 집착이 줄고 입양 문화가 성숙해진 결과로 읽힙니다.
Q. 비숑 프리제가 털이 안 빠진다는 게 사실인가요?
A. 완전히 안 빠지는 건 아니고, 저자극 코트 구조 덕분에 일반 견종보다 털 빠짐이 적은 편입니다. 대신 털이 빠져도 바닥에 흩어지지 않고 자기 털 속에 엉키는 경향이 있어 정기적인 빗질과 미용이 필수입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분이라면 사전에 직접 접촉해보고 반응을 확인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Q. 같은 견종인데 성격이 너무 달라요. 왜 그런가요?
A. 이건 개체기질 차이 때문입니다. 같은 품종이라도 유전, 초기 사회화 경험, 성장 환경에 따라 성격 편차가 생깁니다. 견종 정보는 평균적인 경향을 나타낼 뿐이므로, 입양 전에 직접 만나서 교감해보는 과정이 어떤 자료보다 정확한 기준이 됩니다.
결론
순위 자료를 훑으면서 저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어떤 견종이 1위인지보다 왜 그 견종이 내 삶에 맞는지를 따지는 게 훨씬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을요. 몰티즈가 17년 연속 1위인 것도, 믹스견이 3위까지 오른 것도 결국 보호자들이 각자의 기준으로 선택한 결과가 쌓인 통계입니다.
다양한 정보를 충분히 살펴본 다음, 보호자 본인의 하루 루틴과 주거 환경, 그리고 가능하다면 직접 만나보는 경험까지 더해서 결정하는 것이 서로 오래 행복하게 함께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위는 참고일 뿐, 진짜 1위는 결국 내 곁에서 잘 자고 잘 먹는 그 아이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