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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과탄산소다를 그냥 "좀 더 순한 표백제"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세탁기에 한두 번 넣어봤지만 찬물로 쓰다가 별 효과를 못 느끼고 그냥 방치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낡은 행주를 담가두고 나서, 이게 그냥 보조 세제가 아니라는 걸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찬물에 넣다 실패한 이야기, 그리고 과탄산소다의 정체

제가 처음 과탄산소다를 쓸 때 저지른 실수가 있었습니다. "물 온도가 뭐 그리 중요하겠어" 싶어서 그냥 찬물에 가루를 풀어 수건을 담갔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얼룩이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이게 그냥 사기 아닌가' 싶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과탄산소다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산소 발생 반응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산소 발생 반응이란, 과탄산소다가 물과 만났을 때 과산화수소와 탄산나트륨으로 분해되면서 활성 산소를 내뿜는 화학반응을 말합니다. 이 활성 산소가 오염물을 산화 분해시키는 것이 핵심 원리인데, 40도 이하의 찬물에서는 이 반응 자체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을 쓰고 나서야 거품이 올라오는 걸 제 눈으로 보게 됐고, 그때 비로소 "이게 진짜구나" 싶었습니다.

과탄산소다는 산소계 표백제(Oxygen Bleach)입니다. 산소계 표백제란, 염소 성분 없이 산소의 산화력으로 얼룩을 분해하고 살균하는 계열의 세제를 뜻합니다. 예전에 염소계 표백제를 쓸 때는 욕실에서 눈이 따갑고 두통이 올 만큼 냄새가 심했는데, 과탄산소다는 그런 불쾌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용하면서도 가볍고 개운한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더 안심이 됐습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산소계 표백제는 사용 후 물과 산소, 탄산나트륨으로 분해되어 생분해성이 높고 수질 오염 부담이 낮은 성분으로 분류됩니다(출처: 환경부). 염소계 세제처럼 잔류독성이나 냄새 문제가 없다는 점이 최근 친환경 세탁에 관심 있는 분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탁부터 주방, 욕실까지 직접 써봤습니다

제가 처음 제대로 효과를 본 건 앞서 말한 행주 세척이었습니다. 기름때와 묵은 얼룩이 잔뜩 밴 행주를 60도 정도 물에 과탄산소다를 듬뿍 풀고 한 시간 담갔더니, 꺼내는 순간 물이 흙탕물처럼 탁하게 변해 있었습니다. 섬유 깊숙이 박혀 있던 오염물이 산화 분해되어 빠져나온 겁니다. 그 광경을 보고 묘하게 쾌감이 느껴졌다고 하면 이상한 건지요.

세탁에 활용할 때는 몇 가지 방식으로 나눠서 씁니다. 얼룩이 심한 옷은 세탁 전에 따뜻한 물에 과탄산소다를 풀어 1시간 정도 침지 처리합니다. 여기서 침지 처리란 세탁 전에 오염물을 불려서 세정 효율을 높이는 전처리 과정을 말합니다. 커피 얼룩이나 와인 자국처럼 색소가 섬유에 직접 침착된 오염일수록 이 전처리 단계가 효과적이었습니다.

세탁기를 쓸 때는 일반 세제를 조금 줄이고 과탄산소다를 2~3스푼 추가합니다. 세탁조 청소가 목적이라면 빈 세탁기에 과탄산소다를 5스푼 넣고 60도 고온 코스로 돌려주는 방식을 씁니다. 여기서 세탁조 고온 세척이 중요한 이유는, 세탁조 내벽에 쌓인 세제 잔류물과 바이오필름 때문입니다. 바이오필름이란 세균이나 곰팡이가 표면에 막을 형성한 것을 말하는데, 고온에서 활성 산소가 발생해야 이 막이 효과적으로 분해됩니다.

주방에서도 제 경험상 꽤 쓸 만했습니다. 냄비에 눌어붙은 탄 자국에 과탄산소다를 풀어둔 뜨거운 물을 붓고 30분 두었더니, 힘들여 문지를 것도 없이 깔끔하게 벗겨졌습니다. 욕실 타일 줄눈이나 배수구처럼 칫솔질로도 쉽게 안 닦이는 곳에도 유용합니다. 과탄산소다를 뿌린 뒤 뜨거운 물을 부으면 거품이 오르면서 오염물이 부풀어 오르는데, 그 상태에서 솔로 살짝 문지르면 됩니다.

 

과탄산소다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가 정리한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물 온도는 반드시 40도 이상, 가능하면 60도 전후가 효과적입니다.
  • 세탁 전 얼룩이 심한 옷은 1시간 이상 침지 전처리를 거치면 세정력이 크게 높아집니다.
  • 세탁조 청소는 2~3개월에 한 번 고온 코스로 진행하면 곰팡이와 세제 잔류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배수구 악취 제거 시에는 과탄산소다를 뿌린 후 식초를 부어 거품 반응을 유도하고, 뜨거운 물로 마무리합니다.

 

빨래식초와 함께 쓰면 달라지는 것들

과탄산소다만 써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부터 헹굼 단계에 빨래식초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별 차이가 없을 줄 알았는데, 수건에서 나던 특유의 쉰 냄새가 확연히 사라지는 걸 느끼고 나서부터는 빼놓지 않고 씁니다.

빨래식초의 역할은 섬유유연제와 비슷하지만 원리가 다릅니다.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이 세탁 후 섬유에 남은 알칼리성 세제 잔류물을 중화시킵니다. 여기서 알칼리성 잔류물이란 세탁 후에도 섬유 사이에 남아 있는 계면활성제 찌꺼기를 말하는데, 이것이 피부 자극이나 빨래 특유의 불쾌한 냄새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아세트산이 이를 중화하면 섬유가 부드러워지고 냄새도 줄어드는 것입니다.

주의할 점은 과탄산소다와 식초를 동시에 같은 단계에서 섞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과탄산소다는 세탁 단계에서, 식초는 마지막 헹굼 단계에서 각각 투입해야 제 역할을 합니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넣으면 산성인 식초가 알칼리성인 과탄산소다의 산소 발생 반응을 방해해 세정력이 떨어집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세탁 후 섬유 잔류 세제는 반복 착용 시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충분한 헹굼과 섬유 잔류물 중화가 피부 트러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특히 피부가 예민하거나 아이 옷을 세탁할 때 헹굼 단계에 식초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제 경험상 레깅스나 기능성 운동복처럼 합성섬유 소재의 옷은 식초 헹굼 후에 훨씬 부드럽게 유지됐고, 같은 옷을 오래 입어도 형태 변화가 적었습니다. 이건 직접 겪어보니 생각보다 꽤 차이가 났습니다.

 

과탄산소다와 빨래식초는 특별히 구하기 어려운 재료도 아니고, 쓰는 법도 복잡하지 않아서 살림 초보들도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처음에 물 온도를 생각 못해서 효과 없다고 포기한 저처럼 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뜨거운 물, 충분한 시간, 그리고 헹굼 단계의 식초 한 스푼만 지켜도 세탁 결과물이 달라지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kidlly/223599610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