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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 문을 열었다가 안쪽 벽면이 하얗게 뒤덮여 있는 걸 보고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냉동실이 원래 이런 건가 싶었는데, 성에가 두껍게 쌓이면 냉동식품이 눌어붙고 냄새도 심해지는 걸 직접 겪고 나서야 관리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성에는 방치할수록 제거하기 어려워지고 냉장고 전기세에도 영향을 줍니다. 왜 생기는지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제거 방법과 예방법까지 정리해봤습니다.

 

1. 냉동실에 성에가 생기는 이유

성에란 냉동실 내부의 수분이 영하의 온도에서 얼어붙어 벽면에 쌓이는 서리 결정입니다. 서리 결정이란 수증기가 고체 상태로 직접 변해 표면에 달라붙는 현상으로, 냉동실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따뜻한 외부 공기가 들어오면서 조금씩 쌓이게 됩니다.

 

성에가 유독 빠르게 쌓이는 집이 있는데, 대부분 냉동실 문을 자주 열거나 오래 열어두는 습관 때문입니다. 저도 냉동실에서 뭘 꺼낼 때 문을 열어둔 채 한참 찾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외부 습한 공기가 들어가면서 성에가 빠르게 생겼던 겁니다.

 

두 번째 원인은 단열 불량입니다. 단열 불량이란 냉동실 문의 고무 패킹이 노후화되거나 변형되어 문이 완전히 밀폐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패킹에 틈이 생기면 냉동실 문을 닫아도 외부 공기가 조금씩 계속 들어오면서 성에가 끊임없이 만들어집니다. 냉동실 패킹에 A4 종이를 끼워서 닫았을 때 종이가 쉽게 빠진다면 패킹 교체를 고려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뜨거운 음식을 그대로 넣는 경우입니다. 따뜻한 상태의 음식을 냉동실에 넣으면 음식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냉동실 내부에서 바로 얼어붙어 성에가 빠르게 쌓입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갓 끓인 국을 식히지 않고 냉동실에 넣었더니 다음 날 그 주변에 성에가 눈에 띄게 늘어 있었습니다.

 

2. 성에 제거 방법

성에 제거를 시작하기 전에 냉동실 안 식품을 전부 꺼내야 합니다. 아이스박스나 스티로폼 박스에 얼음을 채워 임시 보관하면 식품이 녹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큰 쇼핑백에 냉동식품을 몰아넣고 밖에 두는 방법도 겨울철에는 꽤 괜찮았습니다.

 

식품을 모두 꺼낸 뒤 냉장고 전원을 끄거나 냉동 기능만 해제합니다. 그다음 냉동실 문을 열어두면 성에가 서서히 녹기 시작합니다. 이때 절대 하면 안 되는 게 날카로운 도구로 성에를 긁어내는 것입니다. 칼이나 스크레이퍼로 억지로 긁으면 냉동실 내벽의 열교환 코일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열교환 코일이란 냉매가 흐르는 관으로, 냉동실 내부의 열을 흡수해 차갑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여기가 긁히면 냉각 성능이 떨어지고 수리비도 상당히 나옵니다.

 

성에를 빨리 없애고 싶다면 따뜻한 물을 적신 수건을 성에 위에 올려두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수건이 식으면 다시 따뜻한 물에 적셔 올려두는 걸 반복하면 됩니다. 선풍기나 헤어드라이어의 찬 바람을 냉동실 안으로 향하게 두는 방법도 자연해동보다 빠릅니다. 단, 헤어드라이어 뜨거운 바람은 내벽 변형을 일으킬 수 있어서 반드시 찬 바람 모드로 써야 합니다.

 

성에가 다 녹으면 녹은 물이 냉동실 바닥에 고이는데, 수건이나 걸레로 바닥과 벽면 수분을 완전히 닦아내야 합니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전원을 다시 켰을 때 바로 다시 성에가 생깁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냉장고 성에 관련 소비자 상담 중 내벽 손상 사례 상당수가 성에를 날카로운 도구로 제거하다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소비자원)

 

3. 성에 예방하는 습관

성에는 한 번 제거한다고 끝이 아니라, 다시 쌓이지 않도록 평소 습관이 바뀌어야 합니다.

냉동실 문 여는 시간을 줄이는 게 제일 티가 납니다. 냉동실을 열기 전에 꺼낼 것을 미리 생각해 두고 재빠르게 꺼내는 습관을 들이고 나서 성에 쌓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음식은 반드시 식혀서 넣어야 합니다. 뜨거운 음식은 냉장실에서 충분히 식힌 뒤 냉동실에 넣는 게 좋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뜨거운 음식을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내부 온도가 올라가 다른 식품 보관에도 좋지 않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냉동실 패킹 상태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패킹이 변형됐거나 이물질이 끼어 있으면 닦아내거나 교체해줘야 합니다. 패킹 주변에 결로가 자주 생긴다면 단열 불량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결로란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표면에 닿았을 때 수분이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으로, 패킹 주변에 결로가 반복된다면 틈새가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식품을 넣을 때 냉동실 벽에 너무 바짝 붙여두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벽면과 식품 사이에 공간이 없으면 냉기 순환이 막히고 특정 부위에 성에가 집중적으로 쌓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냉동실을 꽉 채우는 게 오히려 성에를 더 빠르게 만드는 원인이 됐던 겁니다. 냉동실 용량의 70퍼센트 이하로 채우면 냉각 효율도 좋아지고 성에도 덜 쌓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냉동실 안쪽을 들여다보는 습관만 들여도, 성에가 두껍게 굳기 전에 미리 잡을 수 있어서 나중에 대청소하는 수고가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