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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락 배터리가 방전되면 집 앞에서 발이 묶입니다. 저도 한 번 당해봤는데, 그날따라 비도 왔고 손에 짐도 많았습니다. 버튼을 눌러봐도 불도 안 들어오고 아무 반응이 없으니 처음엔 고장 난 건 줄 알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니 9V 건전지 하나면 해결된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고, 편의점 뛰어가서 10분 만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전까지 도어락에 비상전원 단자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습니다.

 

방전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애초에 방전이 안 되게 관리하는 법까지, 겪고 나서 찾아봤던 내용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도어락 배터리 없을 때

도어락이 완전히 꺼졌을 때 쓸 수 있는 방법이 비상전원 단자(emergency power terminal)입니다. 비상전원 단자란 내부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외부에서 임시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어락 외부에 달려 있는 접촉 단자를 말합니다. 위치는 제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숫자 패드 하단부에 있고, 동그란 구멍 두 개이거나 작은 바 형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비상전원 단자에 9V 사각 건전지를 대면 일시적으로 전원이 공급되어 비밀번호, 카드, 지문으로 문을 열 수 있으며, 문이 열리면 즉시 내부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어락 배터리 방전 대처법) 편의점에서 파는 9V 사각 건전지를 단자에 갖다 대면 되는데, 저는 처음 한 방향으로 댔다가 불이 안 들어와서 뒤집어서 댔더니 바로 켜졌습니다. 극성이 안 맞았던 겁니다. 안 켜진다고 당황하지 말고 반대로 한 번 더 대보면 됩니다.

 

도어락이 안 열리는 경우의 90% 이상이 배터리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도어락 배터리 해결 방법) 고장이라고 단정하고 열쇠수리 업체를 부르기 전에 9V 건전지부터 시도해야 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편의점에서 2000원 안팎이고, 야간 출동 비용이 5만 원을 넘기는 경우도 있으니 확인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낭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저도 그날 검색 안 했으면 바로 업체에 전화했을 겁니다.

 

도어락 방전 예방

도어락은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미리 신호를 보냅니다. 문을 열고 닫을 때 평소와 다른 소리가 나거나 숫자를 눌렀을 때 반응이 느려지는 게 방전 직전 신호입니다. 경고음이 울릴 때 바로 교체하는 것이 좋으며, 하루 이틀 미루다가 방전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SH공사 웹진) 저도 경고음을 듣고 귀찮아서 며칠 미루다가 결국 방전이 됐습니다. 경고음이 나는 날 바로 교체하면 현관 앞에서 당황하는 일이 없습니다.

 

자연방전(self-discharge)이란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내부 화학반응이 천천히 이어지면서 용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도어락은 항상 대기 전원이 연결된 상태라 자연방전이 쌓이고, 출입 횟수가 많을수록 소모 속도가 빨라집니다. 일반적으로 도어락 건전지 수명은 6개월에서 1년 정도지만, 사용 빈도나 외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어락 건전지 교체 주기) 저는 방전 사태 이후로 6개월마다 달력에 표시해 두고 경고음 없이도 교체합니다. 번거로워 보이지만 한 번 방전을 경험하고 나면 이게 오히려 편합니다.

 

겨울에는 배터리가 유독 빨리 닳습니다. 현관문에 달린 도어락은 외기 온도 영향을 직접 받는데, 낮은 기온이 배터리 내부 화학반응을 둔하게 만들어 여름보다 훨씬 빨리 방전됩니다. 여름 기준으로 1년을 버티던 배터리가 겨울엔 6개월도 안 된 경우도 있으니, 추운 지방이거나 현관이 외기에 노출된 구조라면 교체 주기를 당기는 게 맞습니다.

 

건전지 선택

도어락에는 AA 알카라인 건전지(AA alkaline battery)를 써야 합니다. 알카라인 건전지란 수산화칼륨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건전지로, 같은 크기의 망간 건전지보다 용량이 크고 수명이 3배 이상 깁니다. 망간 건전지와 알카라인 건전지의 수명 차이는 약 3배 이상이며, 오래 사용할 것이라면 알카라인이 가성비 면에서 유리합니다. (다이소 건전지 선택 정보)

 

처음에 다이소에서 싸다고 아무 건전지나 샀다가 4개월 만에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포장지를 보니 망간 건전지였습니다. 그 뒤로 조금 비싸도 알카라인만 씁니다. 교체 횟수가 줄어서 따지고 보면 비용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충전지는 도어락에 쓰면 안 됩니다. 충전지 전압이 1.2V인데 도어락은 1.5V 알카라인 기준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아서 작동 불량으로 이어집니다. 겉보기엔 같은 AA 크기여도 전압이 다르면 인식을 못 하거나 오작동을 일으킵니다.

 

건전지를 교체할 때는 전부 같은 브랜드, 같은 구매일 제품으로 맞추는 게 좋습니다. 다른 브랜드를 섞으면 방전 속도가 달라져 한쪽이 먼저 닳고, 그게 누액으로 이어지면 단자가 부식됩니다. 부식된 단자는 닦아내도 접촉 불량이 반복되고, 결국 도어락 수명까지 짧아집니다. 저는 남은 건전지 섞어 넣다가 단자가 희끗희끗하게 변한 걸 발견한 적 있어서, 그 뒤로는 교체할 때 무조건 한 묶음을 새로 뜯어서 씁니다.

 

방전을 막는 건 거창하지 않습니다. 6개월 주기로 교체하고, 경고음이 나면 그날 바꾸고, 9V 건전지 하나를 신발장 서랍 안에 넣어두는 것. 이 세 가지만 지켜도 현관 앞에서 낭패를 볼 일이 없습니다. 저는 지금도 신발장 한쪽 서랍에 9V 건전지를 상비해 두는데, 한 번 쓴 뒤에 보충해 두는 걸 잊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정작 필요할 때 없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