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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를 한 모 사면 한 번에 다 쓰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찌개에 반 모 넣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이틀 뒤 꺼내보면 표면이 끈적하거나 시큼한 냄새가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두부가 원래 빨리 상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보관 방법을 바꾸고 나서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방법을 몰랐을 때는 반 모씩 버리는 일이 잦았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없습니다.

 

두부는 수분 함량이 높고 단백질이 풍부해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냥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개봉 후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신선도 유지 기간이 며칠에서 일주일 이상으로 달라집니다. 두부가 빨리 상하는 이유와 올바른 냉장, 냉동 보관 방법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두부가 빨리 상하는 이유

두부가 빠르게 변질되는 가장 큰 원인은 높은 수분 함량과 단백질 분해 때문입니다. 두부는 수분 함량이 85% 이상인 식품으로, 이 수분이 세균 번식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개봉 후 공기에 노출되는 순간부터 표면에 잡균이 붙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시큼한 냄새가 납니다.

 

두부 표면의 점액질도 문제입니다. 두부를 물에 담가두지 않은 채 냉장고에 그냥 넣어두면 표면이 건조해지면서 점액질이 생기고, 이 부분에서 세균 증식이 빠르게 일어납니다. 개봉한 두부를 비닐에 그대로 넣어뒀다가 이틀 만에 끈적한 상태가 된 걸 보고 당황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냉장고 온도도 변수입니다. 두부는 0-5도 사이에서 보관할 때 세균 증식 속도가 가장 느립니다. 냉장고 문 쪽처럼 온도 변화가 잦은 곳에 두면 세균 증식 속도가 빨라져 상하는 시간이 앞당겨집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자료에 따르면 두부는 개봉 후 물에 담가 냉장 보관하고 매일 물을 교체해 줄 때 신선도 유지 기간이 가장 길며, 수분 관리가 두부 품질 유지의 핵심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2. 두부 냉장 보관 방법

두부 냉장 보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에 담가두는 것입니다. 개봉 후 남은 두부는 밀폐 용기에 두부가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냉장 보관합니다. 이렇게 하면 표면이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 세균 증식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① 물에 담가 냉장 보관하기

밀폐 용기에 두부를 담고 두부가 완전히 잠기도록 물을 붓습니다. 이때 물은 매일 교체해야 합니다. 물을 교체하지 않으면 두부에서 나온 단백질 성분이 물에 녹아들면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번거롭게 느껴졌는데 막상 해보면 30초 안에 끝나는 일이고, 이 습관 하나로 두부 보관 기간이 3-4일에서 일주일 가까이 늘어납니다.

 

② 개봉하지 않은 두부 보관

개봉하지 않은 두부는 원래 포장 그대로 냉장고 안쪽에 보관합니다. 포장 내부에 두부가 담겨 있는 물이 신선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므로 포장을 찌그러뜨리거나 눕혀서 물이 쏟아지게 하면 좋지 않습니다.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두부 냉동 보관 방법

당장 쓸 일이 없는 두부는 냉동 보관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두부를 냉동하면 식감이 변한다는 이유로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냉동 두부 특유의 식감이 조림이나 볶음 요리에 더 잘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냉동 두부가 맛없을 것 같아서 시도를 안 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찌개보다 두부조림에 쓸 때 식감이 훨씬 좋았습니다.

 

① 냉동 전 물기 제거하기

두부를 냉동하기 전에 키친타올로 표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분이 남은 채로 냉동하면 얼음 결정이 두부 조직을 손상시켜 해동 후 식감이 지나치게 흐물거립니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뒤 한 번에 쓸 양만큼 소분해서 지퍼백에 넣어 냉동합니다.

 

② 냉동 두부 보관 기간과 해동 방법

냉동 두부 보관 기간은 1개월 이내가 적당합니다. 그 이상 보관하면 냉동 취기가 생겨 맛이 떨어집니다. 해동은 냉장고에서 천천히 하는 것이 좋으며, 해동 후 남은 두부는 다시 냉동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급하게 쓸 때는 포장째 찬물에 담가 해동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 자료에 따르면 두부는 가정 내 식중독 발생과 연관된 식품 중 하나로, 개봉 후 보관 방법을 지키지 않으면 단시간 내에 유해균이 급격히 증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두부 보관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순간은 남은 두부를 물에 담가 보관하기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그전까지는 비닐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는 게 전부였는데, 그렇게 하면 이틀을 버티기 어려웠습니다. 물에 담가 매일 갈아주는 방법으로 바꾸고 나서 일주일 가까이 멀쩡한 상태를 유지하는 걸 보고 이렇게 단순한 방법을 왜 몰랐나 싶었습니다.

 

당장 쓸 일이 없다면 물기를 제거하고 소분해서 냉동해 두는 것이 낭비를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두부도 냉동할 수 있다니 오늘 당장 냉동실에 자리를 만들어야겠습니다. 맛있는 두부를 항상 냉동고에 보관하고 자주 요리해 먹어야겠습니다. 두부는 한 번 상하면 냄새로 바로 알 수 있지만, 그전에 올바르게 보관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오늘 냉장고에 개봉된 두부가 있다면 지금 바로 물에 담가두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