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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화장실 가려고 문을 열었다가 삐걱 소리에 가족을 깨운 적이 있습니다. 오래된 집일수록 문 여러 개에서 소리가 나는데, 경첩에 식용유 발라봤다가 며칠 뒤 다시 소리가 나서 포기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임시방편이라 그런 거였는데, 원인을 알고 나면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문 삐걱 소리가 나는 이유

삐걱 소리는 대부분 경첩에서 납니다. 경첩이란 문과 문틀을 연결해서 문이 열리고 닫힐 수 있게 해주는 금속 부품인데, 이 안쪽 핀이 회전할 때 윤활유가 부족하거나 녹이 슬면 마찰이 생기면서 소리가 납니다.

 

먼지와 이물질이 핀 주변에 쌓이는 것도 원인입니다. 굳어버린 먼지가 핀 움직임을 방해하고, 여기에 습기가 더해지면 녹이 슬면서 상태가 나빠집니다. 욕실이나 주방 문에서 소리가 유독 심한 건 습기가 많은 공간의 경첩이 더 빨리 산화되기 때문입니다.

 

문틀과 문짝이 틀어진 것도 원인이 됩니다. 건물이 오래되면서 벽이 변형되거나 문짝이 습기를 먹어 뒤틀리면 문이 닫힐 때 문틀에 긁히면서 소리가 납니다. 이 경우는 경첩을 닦아도 소리가 안 잡힙니다.

 

문 삐걱 소리 해결 방법

윤활제 바르기

경첩 위쪽 핀 머리 부분에 윤활제를 조금 바르고 문을 여러 번 열었다 닫으면 윤활제가 핀 전체에 퍼지면서 마찰이 줄어듭니다.

WD-40 같은 방청 윤활제가 가장 잘 듣습니다. 방청 윤활제란 금속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해서 마찰을 줄이고 수분을 막아주는 제품입니다. 없다면 실리콘 스프레이도 됩니다. 식용유나 올리브유는 며칠은 조용하다가 산화되면서 끈적한 찌꺼기가 남고 이물질이 더 잘 달라붙습니다. 식용유 발랐다가 얼마 못 가 다시 소리가 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WD-40은 뿌리면 주변으로 퍼지는 편이라 경첩 주변에 신문지나 키친타월을 미리 깔아 두면 벽지에 기름자국이 남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경첩 핀 꺼내서 닦기

윤활제를 발라도 소리가 안 잡힌다면 핀을 직접 꺼내서 닦아야 합니다. 일자 드라이버를 경첩 아래쪽 홈에 대고 망치로 살짝 치면 핀이 위로 빠져나옵니다. 꺼내보면 녹이나 이물질이 붙어 있는 게 보입니다.

 

사포나 철수세미로 핀 표면 녹을 닦고, 경첩 통 안쪽도 면봉으로 닦아줍니다. 깨끗하게 닦은 핀에 윤활제를 얇게 바르고 다시 끼우면 됩니다. 문이 무거우면 혼자 하기 힘드니 문 아래에 두꺼운 책을 받쳐두면 수월합니다.

 

경첩 나사 조이기

경첩 나사가 헐거워지면 문이 살짝 기울면서 문틀에 닿아 소리가 납니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여 보면 생각보다 많이 돌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꽉 조이고 문을 열어보면 소리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나사 구멍이 넓어져서 헛돈다면 이쑤시개를 구멍에 끼우고 부러뜨린 뒤 나사를 조이면 이쑤시개가 구멍을 메워 고정됩니다. 목공 본드를 이쑤시개에 발라서 끼우면 더 단단합니다.

 

문이 문틀에 닿아서 나는 소리

경첩 문제가 아니라 문이 문틀에 긁히는 경우입니다. 천천히 열고 닫으면서 어느 지점에서 소리가 나는지 확인하고, 닿는 부분에 연필로 표시해 두면 어디를 손봐야 하는지 파악하기 쉽습니다.

 

닿는 부분이 가볍다면 사포질로 조금 깎아내면 됩니다. 습기로 문짝이 심하게 부풀었다면 건조한 계절에 자연스럽게 돌아오기도 하는데, 그래도 안 된다면 경첩 위치를 조정하거나 대패로 모서리를 다듬어야 합니다. 이 정도 작업은 혼자 하기 까다로워서 심하다면 전문가를 부르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주거 공간 내 문과 창호 관련 불편 신고 중 소음과 개폐 불량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정기적인 경첩 관리만으로 상당수가 예방 가능하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재발 방지

6개월에 한 번 경첩 핀에 윤활제를 조금씩 발라두면 소리가 다시 생기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욕실처럼 습기가 많은 공간은 조금 더 자주 확인해주는 게 낫습니다.

 

국토교통부 주택 유지관리 안내에 따르면 경첩, 도어록 같은 문 관련 하드웨어는 6개월에 한 번 점검하고 윤활 처리를 해주는 것이 권장 관리 주기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소리가 갑자기 커졌다면 경첩 나사부터 조여보고, 그래도 안 잡히면 핀을 꺼내 닦는 순서로 접근하면 됩니다. 공구가 없어도 드라이버 하나면 대부분 해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