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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배터리 하나 사면 오래 쓰고 싶은 마음은 다들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막상 1년 지나면 처음 샀을 때보다 충전이 훨씬 빨리 닳거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도 몇만 원짜리 보조배터리를 1년 남짓 쓰다가 용량이 반 토막 난 것 같아서 교체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서야 내가 뭔가 잘못 쓰고 있구나 하고 제대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보조배터리 수명은 타고난 품질보다 쓰는 사람 습관에 달린 부분이 훨씬 컸습니다. 충전 방식, 보관 온도, 케이블 하나까지 수명에 영향을 줍니다. 제가 직접 써보고 달라진 것들 위주로 정리해 봤습니다.

 

보조배터리 수명 늘리는 방법

보조배터리에 들어있는 건 거의 예외 없이 리튬이온 배터리(lithium-ion battery)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란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전기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방식의 배터리를 말합니다. 가볍고 용량 대비 출력이 좋아서 보조배터리는 물론 스마트폰, 노트북까지 웬만한 휴대용 기기에 다 들어갑니다.

 

이 배터리는 쓸수록 자연스럽게 성능이 떨어지는데, 잘못된 사용 습관이 그 속도를 훨씬 빠르게 만듭니다. 가장 흔한 원인이 과충전입니다. 과충전이란 배터리가 100%가 된 뒤에도 계속 충전기에 꽂아두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게 반복되면 배터리 내부 셀에 화학적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자기 전에 꽂고 아침에 빼는 습관, 저도 몇 년을 그렇게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조배터리가 뜨끈하게 달궈져 있는 걸 보고도 그냥 넘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수명을 가장 빠르게 갉아먹는 행동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발열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배터리 수명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고속충전 자체가 아니라, 고온 상태에서 장시간 충전하거나 수면 중 충전기를 장시간 연결해 두는 습관, 비정품 충전기 사용 등 잘못된 사용 환경이라고 지적합니다.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EPNC) 여름에 차 안이나 직사광선 아래 두는 것, 충전 중에 이불 위에 올려두는 것 모두 배터리 온도를 끌어올려서 수명을 깎아냅니다. 저는 한동안 침대 머리맡에서 충전하면서 이불 위에 올려뒀는데, 충전 끝나고 만져보면 꽤 뜨거웠습니다. 그 습관을 바꾼 뒤로 확실히 발열이 줄었습니다.

 

세 번째는 완전 방전입니다. 완전 방전이란 배터리 잔량이 0%까지 내려가는 것을 말하는데, 리튬이온 배터리는 완전히 방전될수록 내부 셀이 손상되기 쉽습니다. 다 닳아야 충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그게 오히려 반대입니다. 저도 이걸 알기 전까지는 배터리는 아끼면서 써야 오래간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쓰다가 충전했습니다. 어른들 말씀 그대로 따른 건데, 리튬이온 배터리한테는 틀린 방법이었습니다.

 

보조 배터리 충전 습관

배터리 수명 연장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충전 잔량을 20%에서 80% 구간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완전 충전 상태나 완전 방전 상태에서 화학적 스트레스를 받아 수명이 단축됩니다. (IT리드) 보조배터리 표시등 기준으로 한 칸 남기 전에 충전을 시작하고, 세 칸 중 두 칸 정도 들어왔을 때 빼주면 됩니다. 처음엔 번거롭게 느껴졌는데,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닙니다. 충전 중에 다른 일 하다가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뽑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습관 하나만 바꿨는데 6개월쯤 지났을 때 확실히 용량이 덜 줄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충전 케이블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KC 인증을 받은 정품 케이블을 쓰는 게 기본입니다. 저가 케이블은 전류가 불안정하게 들어와서 충전 사이클(charge cycle), 즉 배터리가 충전됐다 방전되는 한 번의 과정을 비효율적으로 낭비하게 만듭니다. 충전 사이클은 보통 300회에서 500회가 한계인데, 불량 케이블을 쓰면 이 횟수를 그냥 날리는 셈입니다. 저는 예전에 천 원짜리 케이블 쓰다가 보조배터리 두 개를 일찍 버린 뒤로 케이블에는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케이블이 배터리 수명에 이렇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줄은 몰랐습니다.

 

충전 속도도 신경 쓸 부분이 있습니다. 고속 충전 시 더 많은 전류가 흐르면서 내부 저항에 의한 열 발생이 커지고,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발열로 인한 수명 저하나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하)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고속충전보다 일반 충전이 발열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저는 요즘 급하지 않을 때는 일반 충전으로 두고 자리를 비웁니다. 충전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발열이 줄어드는 게 느껴지니까, 습관을 바꾸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보조배터리 발열 관리와 보관법

충전할 때는 딱딱한 책상 위에 올려두고, 케이스나 파우치에 넣은 채로 충전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파우치가 열을 가둬서 온도를 더 올리는 구조입니다. 저도 처음엔 파우치에 넣은 채로 충전했는데, 손으로 만져보면 꽤 뜨거웠습니다. 그 뒤로는 반드시 꺼내서 충전하고, 끝나면 바로 뽑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작은 습관인데 발열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보관할 때도 온도가 핵심입니다. 여름철 차 안, 창가처럼 온도가 높은 곳은 배터리 열화(degradation), 즉 배터리 내부 소재가 열에 의해 서서히 손상되는 현상을 촉진합니다. 저는 여름에 차 안에 두고 내렸다가 꺼내보니 배터리가 부풀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폭발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그 뒤로는 절대 차 안에 두지 않습니다. 직사광선이 닿는 곳이나 여름철 밀폐 공간은 생각보다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오래 쓰지 않을 때는 50% 안팎으로 채워두고 서늘한 실내에 보관하는 게 맞습니다. 완충 상태로 몇 달 방치하면 셀에 부담이 쌓입니다. 제가 직접 비교해 봤는데, 완충 상태로 두 달 가까이 서랍 안에 뒀던 보조배터리는 꺼냈을 때 용량이 눈에 띄게 줄어 있었습니다. 반면 50% 정도로 채워서 보관했던 제품은 상태가 훨씬 좋았습니다. 완충해 두면 오히려 좋을 거라는 생각이 완전히 틀렸던 겁니다.

보조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정리하면, 충전은 20%에서 80% 구간을 지키고, 충전 중 발열은 최대한 줄이고, 오래 보관할 때는 절반만 채워서 서늘한 곳에 두는 것입니다. 

 

직접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면서 느낀 건, 보조배터리 수명은 제품 품질보다 쓰는 사람 습관에 달린 부분이 훨씬 크다는 겁니다. 예전엔 비싼 거 사면 오래가겠지 했는데, 값싼 보조배터리도 관리만 잘하면 꽤 오래 씁니다. 반대로 좋은 제품도 밤새 꽂아두고, 차 안에 두고, 아무 케이블이나 쓰면 금방 맛이 갑니다. 오늘 밤부터 충전하고 나서 뽑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