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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마다 선풍기를 꺼내서 틀면 처음 몇 분 동안 먼지 냄새가 납니다. 작년에 넣어둔 채로 그냥 꺼낸 건데 망에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고, 틀자마자 그 먼지가 바람을 타고 방 안에 퍼지는 겁니다. 그냥 물티슈로 겉만 닦고 넘어갔는데, 분해해서 날개까지 청소해야 한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선풍기에 먼지가 쌓이는 이유

선풍기 날개가 돌면서 공기를 끌어당길 때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 입자도 함께 빨려 들어옵니다. 먼지가 날개와 망 표면에 달라붙는 건 정전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소재인 날개와 망이 회전하면서 마찰로 정전기가 생기고, 이 정전기가 먼지를 끌어당겨 표면에 고착시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먼지 위에 먼지가 쌓여 층이 두꺼워지고, 여기에 습기까지 더해지면 굳어서 물티슈로 닦아도 잘 안 떨어지는 상태가 됩니다. 여름철에 창문을 열어두고 쓰면 외부 먼지와 꽃가루까지 더해져 오염이 더 빠릅니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선풍기처럼 공기를 순환시키는 기기에 먼지가 쌓이면 오히려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출처: 한국환경공단).

분해해서 날개를 꺼냈을 때 붙어 있는 먼지 덩어리를 보면 당황스럽습니다. 겉에서는 망만 더러워 보였는데 날개 쪽이 훨씬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선풍기 분해 청소 방법

분해 전 준비

전원을 끄고 콘센트에서 플러그를 먼저 뽑아야 합니다.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 분해하면 모터 부품에 손이 닿았을 때 감전 위험이 있습니다. 드라이버, 오래된 칫솔, 중성 세제, 키친타월 정도 챙겨두면 별도로 살 것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앞망과 날개 분리

앞망 중앙에 있는 고정 캡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열립니다. 제조사마다 방향이 다를 수 있어서 캡에 화살표 표시가 있으면 먼저 확인하고 돌리는 게 낫습니다. 억지로 돌리다가 캡이 부러지는 경우가 있어서 잘 안 열린다면 반대 방향을 시도해 보세요.

 

캡을 열면 앞망이 나오는데, 테두리를 따라 클립으로 뒷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클립을 손가락으로 하나씩 눌러 열면 앞망이 분리됩니다. 무리하게 당기면 클립이 부러지니 천천히 눌러가면서 순서대로 열어 주세요.

 

앞망을 떼면 날개가 보입니다. 날개 중앙 너트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풀립니다. 일반 나사와 방향이 반대인 역나사라 처음에는 헷갈리기 쉬운데, 잘 안 풀린다면 반대로 돌려보면 됩니다. 날개를 뺄 때는 모터 축 쪽에 물이 닿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세척과 건조

분리한 앞망, 뒷망, 날개는 욕실이나 싱크대에서 흐르는 물로 씻습니다. 중성 세제를 묻힌 칫솔로 망 구석구석을 닦아내면 손이 잘 안 닿는 부분까지 처리됩니다. 처음 씻어보면 물이 시커멓게 변하는데, 그게 그동안 쌓인 것들입니다.

 

세척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닦고 그늘에서 완전히 말려야 합니다. 햇볕에 두면 플라스틱이 변형될 수 있고, 물기가 남은 채로 조립하면 모터나 전선 부위에 습기가 닿을 수 있습니다.

 

본체 청소

모터가 들어 있는 본체는 물로 씻으면 안 됩니다. 마른 칫솔로 먼지를 털어내고 마른 천으로 닦아주면 됩니다. 틈새에 먼지가 깊이 박혀 있다면 압축 공기 스프레이를 짧게 뿌려 털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뒷말이 본체에 연결된 채로 남아 있다면 분무기로 살짝 적신 뒤 솔로 닦고 마른 천으로 마무리하면 됩니다.

 

조립

부품이 완전히 마르면 분해한 반대 순서로 조립합니다. 날개 너트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 조이고, 앞망 클립을 하나씩 눌러 고정한 뒤 캡을 제자리에 끼워 돌리면 됩니다. 조립 후 전원을 켜서 날개가 흔들리거나 소음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너트가 덜 조여지면 날개가 흔들리면서 소음이 생기기 때문에 확실히 잠갔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행정안전부 생활 안전 정보에 따르면 가전제품 청소 후 재조립 시 전선이나 모터 부위에 수분이 남아 있으면 화재나 감전 원인이 될 수 있어 완전 건조 후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행정안전부).

 

선풍기 청소 관리 주기

매일 쓰는 여름철 기준으로 망과 날개는 2주에 한 번 정도 분해 청소를 하면 먼지가 굳기 전에 관리할 수 있습니다. 분해가 번거로운 날은 겉망을 물티슈로 닦는 것만으로도 오염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시즌이 끝나고 창고에 넣기 전에 한 번 제대로 분해 청소를 하고 완전히 건조한 상태로 보관해야 합니다. 먼지가 쌓인 채로 보관하면 다음 해 꺼냈을 때 먼지 냄새가 방 안에 퍼지고, 굳어버린 먼지는 그때 닦으면 훨씬 힘듭니다. 비닐봉지보다 망사 커버나 부직포 커버를 씌워두면 먼지 유입도 막고 습기도 덜 찹니다.

 

시즌 초에 꺼낼 때마다 후회하는 것보다 넣을 때 한 번 제대로 씻어두는 게 결국 편합니다. 올해 여름이 끝나기 전에 한 번 분해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