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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는 옷을 세탁했다가 줄어들거나 망가진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좋아하던 니트를 세탁기에 돌렸다가 어린이 옷 크기로 줄어든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세탁 라벨을 제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막상 라벨을 들여다보면 작은 기호들만 가득해서 뭘 뜻하는지 몰라 그냥 무시하고 세탁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세탁 표시 기호는 2015년부터 ISO 국제 표준이 적용되면서 기존 기호들이 대폭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대충 알고 있던 기호와 지금 옷에 붙어 있는 기호가 달라서 더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물세탁부터 건조, 다림질, 드라이클리닝, 표백 기호까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1. 물세탁 기호
물세탁 기호는 세숫대야 모양입니다. 이 기호 안에 숫자가 적혀 있으면 세탁 가능한 최고 온도를 뜻합니다. 세숫대야 안에 30이라고 적혀 있으면 30°C 이하의 물로 세탁하라는 뜻이고, 40, 60도 같은 방식으로 읽으면 됩니다.
세숫대야 아래에 줄이 있는 경우도 자주 보입니다. 줄이 한 개면 약하게, 줄이 두 개면 훨씬 더 약하게 세탁하라는 의미입니다. 세탁기 기준으로 보면 줄이 없으면 표준 코스, 줄 한 개면 섬세 코스, 줄 두 개면 울 코스나 손빨래 코스로 돌리면 됩니다.
세숫대야에 손이 그려진 기호는 손세탁만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세탁기에 넣으면 안 되고, 미지근한 물에 손으로 살살 눌러 빨아야 합니다. 세숫대야에 X표가 쳐진 기호는 물세탁 자체가 안 된다는 뜻이라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합니다.
이 기호들을 외우려 하면 오히려 헷갈리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약하게, 줄이 많을수록 더 약하게 세탁한다고 기억해 두면 실제로 쓸 때 어렵지 않습니다.
2. 건조 기호
건조 기호는 정사각형 모양이 기본입니다. 정사각형 안에 원이 그려져 있으면 건조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뜻인데, 원 안에 점이 한 개면 낮은 온도, 점 두 개면 중간 온도로 돌리라는 의미입니다. 원에 X표가 있으면 건조기 사용 금지입니다. 이걸 모르고 건조기에 넣었다가 옷이 줄어드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정사각형 안에 원 없이 선만 그려진 기호들은 자연 건조 방법을 나타냅니다. 가로선이 있으면 뉘어서 건조하라는 뜻이고, 세로선이 있으면 걸어서 건조하라는 뜻입니다. 세로선이 두 개면 그늘에서 건조하라는 의미입니다. 니트나 울 소재처럼 걸어두면 늘어나는 옷은 뉘어서 건조하라는 기호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걸 몰라서 걸었다가 어깨 부분이 쭉 늘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3. 다림질 기호
다림질 기호는 다리미 모양입니다. 다리미 안에 점이 몇 개인지에 따라 온도가 달라집니다. 점 한 개는 낮은 온도(110°C 이하), 점 두 개는 중간 온도(150°C 이하), 점 세 개는 높은 온도(200°C 이하)를 뜻합니다. 다리미에 X표가 있으면 다림질 자체를 하면 안 됩니다.
소재별로 보면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같은 합성섬유는 점 한 개 온도에서 다려야 하고, 면이나 리넨처럼 두꺼운 천연 소재는 점 세 개 온도에서도 괜찮습니다. 실크나 울은 점 한 개 이하로 낮게 맞추고 얇은 헝겊을 대고 다리는 게 안전합니다.
다리미 아래에 세로줄 두 개가 그려진 기호는 스팀 사용 금지를 의미합니다. 스팀이 소재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경우에 표시되는데, 모르고 스팀을 쐈다가 소재가 변형된 경험을 가진 분들이 꽤 있습니다.
4. 드라이클리닝 기호
드라이클리닝 기호는 원 모양입니다. 원 안에 알파벳이 적혀 있는데, 이 알파벳은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용제 종류를 나타냅니다. F는 석유계 용제, P는 퍼클로로에틸렌 계열 용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세탁소에 맡길 때 라벨을 그대로 보여주면 세탁소에서 알아서 처리해 줍니다.
원에 X표가 있으면 드라이클리닝도 안 된다는 뜻인데, 이런 경우는 손세탁만 가능한 소재인 경우가 많습니다. 원 아래에 줄이 한 개 있으면 약한 드라이클리닝을 뜻합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세탁 표시 기호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발생하는 의류 손상 클레임이 세탁 관련 소비자 피해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한국소비자원)
5. 표백 기호
표백 기호는 삼각형 모양입니다. 삼각형에 아무 표시가 없으면 모든 종류의 표백제 사용이 가능하고, 삼각형 안에 사선이 두 개 있으면 산소계 표백제만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삼각형에 X표가 있으면 표백제를 전혀 쓰면 안 됩니다.
흰 옷을 세탁할 때 락스 같은 염소계 표백제를 무조건 쓰는 경우가 있는데, 삼각형에 X표가 있는 옷에 쓰면 소재가 녹거나 변색이 일어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세탁 표시 기호를 전부 외우는 건 쉽지 않지만, 세숫대야는 물세탁, 사각형은 건조, 다리미는 다림질, 원은 드라이클리닝, 삼각형은 표백이라는 모양과 의미만 연결해 두면 라벨을 봤을 때 대략적인 판단은 할 수 있습니다. 세탁 전 30초만 라벨을 확인하는 습관이 아끼는 옷 한 벌을 지키는 데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