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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사용하는 식기세척기인데 돌리고 나서 그릇에서 이상한 냄새가 날 때가 있습니다. 세제를 더 넣어봐도 달라지지 않고, 뭔가 찜찜한 느낌이 계속됩니다. 냄새가 나면 그릇이 제대로 씻긴 건지도 의심스러워지는데, 원인을 알고 나면 해결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식기세척기에서 냄새가 나는 원인

냄새의 주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필터에 쌓인 음식물 찌꺼기고 다른 하나는 잔수(殘水)입니다. 잔수란 세척이 끝난 뒤 기계 안에 남아 있는 물인데, 온도가 높고 밀폐된 내부 환경과 맞물리면 세균이 금세 번식하기 시작합니다.

 

세균이 내부 표면에 집단으로 달라붙어 끈적한 막을 만드는 걸 세균막이라고 하는데,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세척기를 아무리 돌려도 냄새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필터나 고무 패킹, 내벽 구석처럼 물기가 오래 남는 곳에 집중적으로 생기기 때문에 이 부위들을 중점적으로 닦아줘야 합니다. 처음 필터를 꺼냈을 때 굳어 있는 찌꺼기 양이 꽤 놀라웠는데, 불과 2주만 방치한 것치고는 양이 상당했습니다. 그때서야 필터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습니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자주 돌리는 경우에는 오염이 더 빠르게 쌓입니다. 기름 성분이 필터와 내벽에 달라붙은 채로 굳으면 일반 세척으로는 잘 떨어지지 않고, 그 위에 찌꺼기가 계속 쌓이면서 냄새가 점점 심해집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식기세척기 관련 소비자 민원 중 세척 불량과 냄새 문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대부분 필터 관리 미흡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식기세척기 청소 방법

필터 청소 

필터는 기계 바닥 중앙에 있는 원형 부품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분리됩니다. 흐르는 물에 칫솔로 문지르는 것만으로 충분하고, 기름때가 심하다면 주방 세제를 조금 묻히면 훨씬 잘 빠집니다. 5분도 안 걸리는데 이것 하나만 꾸준히 해도 냄새가 달라집니다. 다시 끼울 때는 방향을 반대로 돌려서 제대로 잠갔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느슨하게 끼우면 세척 중에 빠져서 기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고무 패킹 닦기 

도어 테두리를 따라 있는 고무 씰(seal), 즉 문틈을 막아주는 고무 부품인데 물이 고이는 구조라 냄새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작 청소할 때 그냥 지나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젖은 천이나 오래된 칫솔에 식초를 조금 묻혀서 홈 안쪽까지 닦아주면 되는데, 처음 이 부분만 집중적으로 닦았을 때 효과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겉에서 보이는 부분만 닦는 게 아니라 손가락으로 패킹을 살짝 젖혀서 안쪽 홈까지 닦아주는 게 중요합니다.

 

구연산 공 세척

구연산(citric acid)은 수돗물의 칼슘과 마그네슘이 굳어서 생기는 석회질 물때를 녹이는 성분으로, 세척기 내벽에 하얗게 끼는 침착물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방법은 간단한데, 구연산 2~3큰술을 세제 칸이나 기계 바닥에 뿌리고 그릇 없이 고온 모드로 한 번 돌리면 됩니다. 시중 전용 클리너보다 저렴하고 효과는 비슷해서 한 번 써본 뒤로 계속 이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단, 락스는 스테인리스 내부를 부식시킬 수 있고 구연산과 함께 쓰면 염소 가스가 발생하니 절대 같이 사용하면 안 됩니다.

 

스프레이 암 구멍 확인

스프레이 암(spray arm)은 기계 안에서 물을 뿌리는 회전 날개인데, 구멍이 석회질이나 찌꺼기로 막히면 물이 고르게 나오지 않아서 그릇이 제대로 안 씻깁니다. 이쑤시개나 가는 핀으로 구멍마다 막힌 곳을 뚫어주면 되고, 분리가 되는 제품이라면 꺼내서 흐르는 물에 씻는 게 훨씬 깔끔합니다. 세척 성능이 갑자기 떨어진 것 같다면 필터보다 스프레이 암을 먼저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환경부 생활환경 자료에 따르면 실내 상대습도 70% 이상인 공간에서는 곰팡이 포자의 번식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고 합니다(출처: 환경부). 세척 직후 식기세척기 내부가 정확히 그 조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세척 후 관리가 중요합니다.

 

식기세척기 청소 주기

청소 주기는 단순하게 정해두는 게 오래 갑니다. 필터는 주 1회, 고무 패킹과 구연산 공 세척은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고, 스프레이 암은 3개월에 한 번 정도 구멍이 막혔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그것보다 더 효과가 큰 게 세척 후 문을 10~15분 열어두는 습관입니다. 내부 습기를 날려주는 것만으로도 세균막 형성이 억제되고, 청소 간격을 줄이는 것보다 이 습관 하나가 장기적으로 훨씬 도움이 됐습니다. 세척이 끝나자마자 문을 닫아두면 뜨거운 습기가 그대로 갇히면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식기세척기는 그릇을 씻어주는 기계인 만큼 기계 자체가 깨끗해야 합니다. 오늘 필터 하나만 꺼내서 닦아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생각보다 빠르게 달라지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