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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라이어로 생선을 구운 다음 날 빵을 데웠더니 생선 냄새가 그대로 배어 나왔습니다. 그 뒤로 에어프라이어 꺼내기가 꺼려졌고, 한동안 그냥 방치하다가 청소 방법을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알고 보니 냄새가 남는 건 청소 타이밍이 문제였습니다.

 

에어프라이어 냄새가 나는 이유

에어프라이어는 열풍 순환(hot air circulation)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열풍 순환이란 히터에서 발생한 열을 팬으로 빠르게 순환시켜 음식을 조리하는 방식인데, 조리하면서 튀는 기름과 음식 냄새 성분이 내벽, 히터, 팬에 달라붙습니다. 바로 닦지 않으면 이 잔류물이 다음 조리 때 다시 가열되면서 탄 냄새와 이전 음식 냄새가 뒤섞입니다.

 

히터 부분이 특히 문제입니다. 히터란 에어프라이어 상단에 위치한 열선으로, 기름 입자가 여기에 달라붙어 탄화되면 세제로 닦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탄화된 기름은 고온에서 폴리시클릭 방향족 탄화수소(PAH)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PAH란 유기물이 불완전 연소될 때 생성되는 화합물로 탄 음식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 원인입니다.

 

새 에어프라이어에서 나는 플라스틱 냄새는 다른 문제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내부 코팅과 플라스틱 부품에 남은 잔류 물질이 처음 가열될 때 기화하면서 나는 냄새로, 공회전을 몇 번 돌려야 빠집니다. 새 제품 사고 바로 음식을 조리했다가 플라스틱 냄새가 음식에 배어서 당황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이걸 몰랐습니다.

 

에어프라이어 냄새 제거 방법

레몬이나 식초 공회전

레몬을 슬라이스 해서 바스켓에 넣고 180도에서 10분 돌리면 됩니다. 레몬에서 나오는 구연산 증기가 내부를 순환하면서 냄새 유발 물질을 중화시킵니다. 구연산이란 레몬 같은 감귤류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약산성 유기산으로, 음식 냄새의 주성분인 알칼리성 물질을 중화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생선 구운 뒤 레몬 한 조각 넣고 돌렸더니 다음 조리 때 냄새가 남지 않았고, 그 뒤로는 냄새 강한 음식을 조리한 날에는 바로 레몬 공회전까지 하는 게 루틴이 됐습니다.

 

레몬이 없다면 물에 식초를 조금 섞어 내열 용기에 담아 같은 방식으로 돌려도 됩니다. 식초 냄새가 신경 쓰인다면 베이킹소다를 쓸 수 있습니다. 베이킹소다는 약알칼리성 물질로 산성인 음식 냄새 분자를 중화시키는 성질이 있는데, 물에 녹여서 내열 용기에 담아 공회전하면 됩니다.

 

히터와 내벽 닦기

공회전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히터나 내벽에 기름때가 굳어 있는 겁니다. 에어프라이어를 완전히 식힌 뒤 내부를 보면 히터 주변과 내벽 상단에 갈색으로 굳은 기름 자국이 보입니다. 눈에 안 보여도 냄새가 계속 난다면 여기가 원인입니다.

 

베이킹소다와 물을 2:1 비율로 섞어 페이스트 형태로 만들고 내벽에 얇게 바른 뒤 15분 두면 굳은 기름때가 불어서 닦기 수월해집니다. 히터에는 직접 세제를 바르면 안 됩니다. 히터 코일에 수분이 스며들면 열선이 손상되기 때문에 젖은 천으로 가볍게 닦는 정도여야 합니다.

 

바스켓과 트레이는 분리해서 주방 세제로 씻으면 됩니다. 기름때가 심하면 뜨거운 물에 중성 세제를 풀고 20분 담가두면 힘을 덜 씁니다. 논스틱 코팅(non-stick coating)이 된 제품은 철수세미나 연마제를 쓰면 코팅이 벗겨집니다. 논스틱 코팅이란 음식이 달라붙지 않도록 처리된 표면 코팅으로, 한 번 긁히면 복구가 안 됩니다.

 

새 제품 플라스틱 냄새

아무것도 넣지 않은 상태로 200도에서 10분 공회전을 2~3회 반복하면 사라집니다. 한 번에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반복할수록 줄어들고, 공회전하는 동안 창문을 열어두면 빨리 빠집니다. 공회전 후 레몬 슬라이스 공회전을 한 번 더 하면 남은 냄새까지 잡힙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 관련 소비자 불만 중 냄새 문제와 코팅 손상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대부분 사용 후 즉시 세척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에어프라이어 관리 방법

냄새를 근본적으로 잡는 건 쓰고 나서 바로 닦는 타이밍입니다. 식은 뒤에 닦으면 기름때가 굳어서 훨씬 힘들어지는데, 조리 직후 어느 정도 식으면 바스켓과 트레이를 꺼내서 바로 씻는 것과 다음 날 식어서 굳은 걸 닦는 것은 드는 힘이 다릅니다. 번거롭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5분도 안 걸립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리기구 안전 정보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 내부 코팅 손상 시 코팅 성분이 음식에 혼입 될 수 있어 손상된 코팅 제품은 교체하도록 권장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에어프라이어 때문에 주방 냄새가 고민이라면 냄새가 나는 당일에 레몬 공회전까지 마치는 것만 신경 써도 다음 날 상황이 달라집니다. 관리가 귀찮아서 결국 안 쓰게 되는 가전이 되느냐, 자주 꺼내 쓰는 가전이 되느냐는 청소 루틴 하나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