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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옷장을 열었는데 꼬릿꼬릿한 냄새가 확 맡아졌다. 입던 옷을 넣은 것도 아니고 모두 세탁한 깨끗한 옷들을 넣었는데 곰팡이 냄새가 나서 매우 이상했다. 그래서 아끼는 옷을 오래 입기 위해서 옷 곰팡이 냄새 없애는 법, 원인, 예방법까지 한 번에 살펴본다.
옷 곰팡이 냄새 원인
곰팡이 냄새의 정체부터 알아야 한다. 옷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는 곰팡이균이 번식하면서 내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란 상온에서 기체로 증발하는 유기물질로, 특유의 불쾌한 냄새를 만들어내는 원인이다. 문제는 이 물질이 섬유 깊숙이 침투해서 자리를 잡는다는 점이다.
일반 세탁으로 냄새가 안 없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세탁은 섬유 표면의 오염을 제거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섬유 내부에 박혀 있는 곰팡이 균사와 대사 부산물까지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 표면만 씻어낸 채 내부에 남은 곰팡이가 다시 번식하면서 냄새가 반복되는 구조다.
곰팡이가 섬유에 달라붙기 좋은 조건은 세 가지다. 습도 60% 이상, 온도 20-30°C, 통풍 부재.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충족되는 환경이 바로 한국의 여름 옷장이다. 옷을 완전히 건조하지 않은 채 옷장에 넣거나, 오래 입지 않는 옷을 밀폐된 공간에 보관하면 곰팡이가 생기기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실수한 부분이 바로 이것인데, 세탁 후 완전히 마르지 않은 옷을 서둘러 옷장에 넣었다가 장마철이 끝나고 보니 여러 벌에 곰팡이 냄새가 배어 있었다. 겉으로는 말라 보여도 두꺼운 옷은 안쪽이 아직 습한 경우가 많다.
옷 곰팡이 냄새 없애는 법
1단계 — 햇볕 건조가 먼저다
냄새 제거의 첫 번째 단계는 세탁이 아니라 햇볕 건조다. 자외선(UV)은 곰팡이균을 직접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다. 햇볕이 강한 날 옷을 뒤집어서 3-4시간 이상 직사광선에 노출시키면 표면 곰팡이균의 상당수가 제거된다.
옷을 뒤집어 거는 이유는 자외선이 직물 안쪽까지 닿게 하기 위해서다. 겉만 햇볕에 노출하면 안쪽 섬유까지 자외선이 침투하기 어렵다. 색이 있는 옷은 장시간 직사광선 노출 시 탈색될 수 있으니 2시간 이내로 조절하는 게 좋다.
2단계 — 과탄산나트륨 불리기
햇볕 건조 후에도 냄새가 남아 있다면 과탄산나트륨을 활용해야 한다. 과탄산나트륨이란 산소계 표백제의 일종으로, 물에 녹으면 과산화수소를 방출해 곰팡이균과 냄새 분자를 산화 분해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락스(염소계 표백제)와 달리 색상 옷에도 사용 가능하고 잔류 독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40-50°C 따뜻한 물에 과탄산나트륨을 1-2큰술 녹인 뒤 옷을 30분-1시간 담가둔다. 이후 세탁기로 평소대로 돌리면 된다. 단, 울이나 실크 같은 단백질 섬유는 과탄산나트륨에 손상될 수 있으니 세탁 라벨 확인이 필수다.
직접 비교해봤는데, 일반 세탁만 했을 때는 냄새가 그대로였지만 과탄산나트륨에 불린 뒤 세탁하니 한 번에 냄새가 잡혔다. 심한 경우에는 2회 반복하면 된다.
3단계 — 식초 헹굼으로 마무리
과탄산나트륨 세탁 후 마지막 헹굼 단계에서 식초를 활용하면 냄새 제거 효과가 올라간다. 식초의 아세트산은 잔류 알칼리 성분을 중화하고 섬유 유연 효과도 있다. 헹굼 시 물 1L에 식초 2-3큰술을 넣고 10분 담근 뒤 탈수하면 된다.
식초 냄새가 걱정될 수 있는데, 정말히 건조하고 나면 식초 냄새는 거의 남지 않는다. 실내 건조 시에는 냄새가 남을 수 있으니 반드시 바람이 통하는 곳에서 건조해야 한다.
4단계 — 완전 건조가 핵심이다
세탁이 끝난 후 완전히 건조하지 않으면 모든 과정이 의미 없다. 섬유에 수분이 1%라도 남아 있으면 곰팡이는 다시 번식을 시작한다. 두꺼운 니트나 청바지는 겉이 말라도 안쪽이 습한 경우가 많으니 최소 하루 이상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건조해야 한다.
건조기가 있다면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건조기의 열풍이 섬유 깊숙이 수분을 날려주기 때문에 자연 건조보다 곰팡이 재발 가능성이 낮다. 단, 소재별 건조기 사용 가능 여부는 라벨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옷 보관법
냄새를 없애는 것보다 처음부터 생기지 않게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옷장 습도 관리가 핵심이다
옷장 내부 습도를 60% 이하로 유지하면 곰팡이가 번식할 수 없다. 제습제를 옷장 안에 두는 것이 기본이지만, 제습제 종류에 따라 효과 차이가 크다. 염화칼슘 제습제란 수분을 화학적으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 가장 효과적이다. 숯이나 실리카겔보다 흡습력이 훨씬 강하다.
옷장 문을 하루에 한 번 10-15분씩 열어두는 것도 효과적이다. 공기 순환만으로도 내부 습도를 상당히 낮출 수 있다.
세탁 후 완전 건조 전에는 절대 옷장에 넣지 말 것
당연한 말 같지만 가장 많이 어기는 원칙이다. 조금만 습기가 남아 있어도 밀폐된 옷장 안에서 곰팡이가 빠르게 번식한다. 특히 장마철에는 실내 건조 시 제습기를 함께 가동해야 완전 건조가 가능하다.
오래 보관할 옷은 밀봉 전 반드시 세탁해라
땀이나 피지가 남아 있는 옷은 시간이 지나면서 곰팡이의 먹이가 된다. 계절이 끝나고 옷장에 넣을 때는 반드시 세탁 후 완전 건조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압축팩에 보관할 경우 제습제를 함께 넣어두는 것이 좋다.
옷장 벽면과 바닥 관리도 빠뜨리지 말 것
옷에서 냄새가 나는 게 아니라 옷장 자체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다. 옷장 내부 벽면과 바닥에 곰팡이가 피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발견 즉시 식초 희석액이나 에탄올(70-75%)로 닦아서 제거해야 한다. 옷장 곰팡이를 방치하면 아무리 옷 관리를 잘해도 냄새가 재발한다.
결국 옷 곰팡이 냄새 없애는법은 약간이라도 물기가 남지 않게 세탁 후 보송보송하게 완전히 건조하는 것과 옷장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