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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옆이나 공사장 근처에 사는 분들은 집 문을 닫아도 제대로 쉬기 어렵습니다. 저도 왕복 6차선 도로 옆 빌라에서 2년을 살았는데, 새벽 4시에 오토바이 소리에 잠이 깨는 날이 한 달에 몇 번씩 있었습니다.

 

귀마개를 끼고 자다 보면 귀가 아프고, 그냥 자다 보면 소음에 잠이 깨버리고, 그게 반복되니 만성 피로처럼 쌓이더라고요. 이사 전에 뭐라도 해보자 싶어서 이것저것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해보니 큰 공사 없이도 꽤 달라졌습니다. 창틀 하나, 커튼 하나씩 바꿔가면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몸으로 알게 됐습니다.

 

외부 소음 차단 방법

소음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경로를 먼저 알아야 돈을 헛쓰지 않습니다. 실내에서 들리는 외부 소음의 99%는 창틀 틈새를 통해 들어오며, 소음이 40 데시벨을 넘으면 수면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틈가드 방음 시공) 벽이나 천장보다 창틀 틈새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뜻입니다. 창문을 꽉 닫아도 소리가 다 들린다면 벽 문제가 아니라 창틀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처음엔 벽이 얇아서 그런 거겠지 했는데, 창틀 모서리를 손으로 짚어보니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때서야 여기가 문제구나 싶었습니다.

 

데시벨(dB)이란 소리의 세기를 숫자로 나타낸 단위인데, 10 오를 때마다 소리가 체감상 두 배씩 크게 느껴집니다. 소음으로 인한 건강 영향은 수면 방해와 대화 방해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노출되면 혈행장애와 스트레스가 쌓여 심장, 뇌, 소화기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환경부 환경보건종합정보시스템) 소음이 그냥 불편한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건데, 빌라에 살던 시절 유독 두통이 잦았던 게 결국 수면 질 문제와 연결된 거였을 거라는 생각이 이사하고 나서야 들었습니다.

 

소음이 집 안으로 전달되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공기를 타고 오는 공기음(airborne sound), 차 소리나 사람 목소리처럼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소리입니다. 다른 하나는 건물 구조물을 타고 오는 고체음(structure-borne sound), 층간 발소리나 공사 진동처럼 바닥이나 벽을 통해 오는 소리입니다. 도로 소음이나 외부 생활 소음은 대부분 공기음이라서, 창틀 밀폐부터 잡는 게 효율적입니다.

 

창문 틈새 막기

가장 먼저 할 건 돈이 거의 안 드는 방법입니다. 창틀과 벽 사이, 창문 프레임 모서리처럼 갈라진 부분을 실리콘 코킹제로 메워주는 건데, 철물점에서 몇 천 원이면 살 수 있고 건조까지 하루면 됩니다. 저는 이걸 너무 단순해 보여서 한참 미뤘는데, 하고 나서 그날 밤 오토바이 소리가 확실히 줄어드는 걸 느꼈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 효과일 줄은 몰랐습니다.

 

창문 프레임 안쪽 고무 패킹이 오래돼서 딱딱하게 굳은 경우도 많습니다. 고무 패킹이 제 역할을 못 하면 기밀성(airtightness), 즉 창문이 외부 공기를 막아주는 성능이 떨어집니다. 기밀성이 낮은 창문은 소음뿐 아니라 찬바람도 그대로 들여보냅니다. 고무 패킹은 인터넷에서 폼 테이프 형태로 쉽게 구할 수 있고, 창문틀 안쪽에 붙이는 게 어렵지 않아서 혼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두꺼울수록 밀폐 효과가 좋은데, 창문이 안 닫힐 정도로 두꺼운 건 고르면 안 됩니다. 저는 5밀리미터짜리로 시작했다가 너무 두꺼워서 3밀리미터로 다시 붙였습니다. 작은 차이인데 맞는 두께를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이중창 교체는 비용이 들지만 효과는 확실합니다. 이중창 설치는 외부 소음을 최대 40데시벨까지 줄일 수 있으며, 방음 석고보드 사용 시 소음 차단 효과가 30%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단독주택 방음 팁) 단열 효과도 같이 잡히니 겨울 난방비까지 줄어드는 부분은 나중에 생각하면 본전은 뽑히는 셈입니다. 다만 틈새 막기와 방음 커튼을 먼저 해보고, 그래도 부족할 때 이중창을 고려하는 게 순서입니다. 저는 틈새 막기와 커튼 교체만으로 수면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 됐기 때문에 이중창까지는 안 갔습니다.

 

흡음 소재 활용

창틀 틈새를 막는 게 소음 유입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라면, 흡음 소재는 이미 들어온 소음이 실내에서 퍼지는 걸 줄이는 방법입니다. 흡음(sound absorption)이란 소리 에너지를 흡수해서 반사를 줄이는 원리인데, 딱딱한 벽이나 바닥은 소리를 그대로 튕겨내고, 부드러운 소재는 흡수해서 줄여줍니다.

 

방음 커튼이 가장 접근하기 쉽습니다. 일반 커튼보다 두껍고 무거운 직물로 만들어져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소음을 한 번 더 걸러줍니다. 블라인드와 커튼을 함께 쓰면 방음 효과가 더 강해지며, 러그나 패브릭 커버를 씌운 가구, 카펫 같은 부드러운 소재가 실내 흡음에 효과적입니다. (IKEA) 커튼은 창문 폭보다 10센티미터 이상 넉넉하게 달고, 바닥까지 길게 내리는 게 틈새를 덜 만듭니다. 저는 방음 커튼으로 바꾼 날 저음 소리가 줄어드는 걸 느꼈는데, 차 지나가는 소리의 묵직한 부분이 덜 들리더라고요. 고음보다 저음이 잡히니 전체적으로 덜 거슬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카펫이나 두꺼운 러그도 흡음 효과가 있습니다. 딱딱한 마루 바닥은 소리를 그대로 반사시키는데, 두꺼운 러그 하나를 깔면 반사음이 줄어서 같은 소음도 덜 날카롭게 들립니다. 침실에 러그를 깔기 전에는 바깥소리가 방 안에서 울리는 느낌이 났는데, 깔고 나서는 그 울림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인테리어 효과만 생각하고 깔았는데 소음 쪽에서도 변화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소음은 참으면 적응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익숙해지겠지 했는데, 이사하고 나서야 그 집에서 얼마나 피곤하게 잠을 잤는지 비교가 됐습니다. 이사 전에 창틀 하나만 제대로 잡았어도 훨씬 나았을 텐데, 그게 좀 아쉽습니다. 지금 소음 때문에 고민 중이라면 실리콘 코킹제부터 사서 창틀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