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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다 들인 다음에 청소하려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습니다. 소파 뒤쪽 벽지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는데 짐을 옮긴 뒤에야 발견했습니다. 다시 다 빼고 닦는 데 시간이 두 배로 걸렸습니다. 빈 집 상태일 때 먼저 끝내놓는 게 맞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이사집 청소가 필요한 이유
새 집이라도 입주 전 청소는 따로 해야 합니다. 공사 후 남은 건자재 분진이 구석에 쌓여 있고, 분양 전 빈 집으로 오래 방치된 경우 곰팡이가 생겨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자재 분진이란 시멘트, 석고보드, 단열재 등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입자로, 호흡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입주 전에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세나 월세 집이라면 이전 거주자가 청소를 해두더라도 구석까지 꼼꼼하게 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신발장 안쪽, 붙박이장 내부, 주방 찬장처럼 짐이 들어가면 손이 닿기 어려운 곳은 반드시 짐 들이기 전에 청소해야 합니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입주 전 청소를 하지 않은 주거 공간의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일반 주거 공간보다 평균 2~3배 높게 측정된다고 합니다(출처: 한국환경공단).
이사집 청소 순서
위에서 아래로, 안에서 밖으로 진행하는 게 기본입니다. 천장과 벽을 먼저 닦아야 먼지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바닥을 마지막에 닦으면 다시 더럽히는 일이 없습니다. 방 안쪽에서 시작해서 현관 쪽으로 빠져나오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청소한 곳을 밟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순서는 천장 환기구와 조명 → 벽면과 창문 → 붙박이장 내부 → 주방 → 욕실 → 바닥 → 현관입니다. 주방과 욕실은 물을 많이 쓰기 때문에 바닥 청소 전에 먼저 끝내고 건조 시간을 확보하는 게 낫습니다. 이 순서를 모르고 바닥부터 닦았다가 위에서 먼지가 떨어져서 처음부터 다시 한 적이 있습니다.
장소별 청소 방법
천장과 환기구
환기구는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버를 분리해서 따뜻한 물에 담가두면 먼지가 불어 솔로 닦기 수월합니다. 환기구 안쪽 덕트는 청소기 흡입구나 긴 솔로 빨아내면 됩니다.
천장 구석 거미줄은 걸레를 씌운 막대나 청소기 흡입구로 제거합니다. 천장 조명은 전원을 끄고 마른 천으로만 닦아야 합니다. 물이 닿으면 안 되는 부품이라 젖은 천은 쓰면 안 됩니다.
창문과 창틀
창틀 홈에 먼지와 모래가 굳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른 붓으로 먼저 털어내고 물에 적신 천으로 닦습니다. 굳은 이물질은 이쑤시개나 면봉으로 긁어내면 됩니다.
유리는 신문지를 물에 적셔서 닦으면 세정제 없이도 깔끔합니다. 마른 천으로 마무리하면 물자국이 안 남습니다. 창문 고무 패킹에 곰팡이가 있다면 락스 희석액을 면봉에 묻혀 닦아야 합니다.
주방
주방은 기름때가 문제입니다. 전 거주자의 기름때가 후드와 가스레인지 주변 벽에 굳어 있기도 합니다. 기름때에는 계면활성제가 포함된 알칼리성 세제가 잘 듣습니다. 계면활성제란 기름과 물을 섞어주는 성분으로, 기름때를 물에 녹아들게 만들어 쉽게 닦이게 합니다. 세제를 뿌리고 10분 방치한 뒤 닦으면 힘을 덜 써도 됩니다.
후드 필터는 기름때가 심하게 쌓여 있습니다. 분리해서 뜨거운 물에 주방 세제를 풀고 30분 담가두면 기름이 녹습니다. 싱크대 배수구 트랩도 분리해서 닦아야 악취를 막을 수 있습니다. 트랩이란 배수구 아래쪽에 물이 고여 있는 구조물로, 하수구 냄새가 역류하지 못하게 막아주는 부품입니다.
싱크대 상판과 내부 찬장은 짐을 넣기 전에 식품용 항균 시트를 깔아 두면 나중에 시트만 교체하면 돼서 관리가 편합니다. 이건 직접 해봤는데 나중에 청소할 때 시간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욕실
욕실은 물때와 곰팡이가 주요 대상입니다. 변기, 세면대, 샤워부스, 타일, 바닥 배수구 순서로 닦습니다. 타일 줄눈에 곰팡이가 있다면 락스 희석액을 뿌리고 10분 방치 후 솔로 닦습니다.
락스를 쓸 때는 환기가 필수입니다. 락스와 산성 세제를 함께 쓰면 염소 가스가 발생하는데, 염소 가스란 락스의 차아염소산나트륨 성분과 산이 반응할 때 나오는 유독성 기체로 흡입하면 호흡기에 손상을 줍니다. 구연산이나 식초처럼 산성인 세제와 락스를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쓰면 절대 안 됩니다.
바닥 배수구는 뚜껑을 열어 머리카락과 이물질을 제거하고 락스 희석액으로 닦아두면 악취 예방이 됩니다.
바닥과 현관
바닥은 청소기로 먼저 먼지를 제거한 뒤 걸레질을 합니다. 순서가 바뀌면 먼지가 물에 개어 바닥에 더 달라붙습니다. 마루 바닥은 걸레를 꼭 짜서 거의 마른 상태로 닦아야 합니다. 물을 많이 쓰면 목재가 수분을 흡수해 들뜨거나 변형되는 팽윤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팽윤이란 목재가 수분을 흡수해 부피가 늘어나는 현상입니다.
현관은 신발장 내부를 비우고 구석까지 닦은 뒤 탈취제나 신문지를 깔아 두면 냄새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현관 바닥 타일은 흙먼지가 굳어 있는 경우가 있어서 물을 충분히 뿌리고 솔로 닦아야 합니다.
이사집 청소 도구
미리 챙겨두면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습니다. 고무장갑, 마른 천과 걸레 여러 장, 다용도 세제, 락스, 구연산, 오래된 칫솔과 솔, 청소기, 이쑤시개, 면봉, 신문지 정도면 충분합니다.
행정안전부 생활 안전 정보에 따르면 입주 전 환기구와 배수구 청소를 하지 않으면 실내 공기질 저하 및 해충 유입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행정안전부).
이사 청소는 하루 안에 끝내려고 욕심내다가 지치기 쉽습니다. 짐 들이기 전날 미리 가서 천장과 주방, 욕실만 먼저 해두면 당일 부담이 훨씬 줄어드는데, 실제로 전날 미리 가서 욕실만 먼저 청소해 뒀더니 이사 당일이 생각보다 수월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