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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하려고 창문을 밀었는데 꼼짝을 안 했습니다. 평소에도 좀 뻑뻑하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아예 안 열리는 건 처음이었고, 잠금장치를 여러 번 돌려가며 이쪽저쪽으로 밀어봐도 그대로였습니다. 억지로 더 세게 밀다가 창문이 망가질까 봐 손을 놨고, 어디서부터 손봐야 하는지 몰라서 며칠을 그냥 뒀습니다. 더위가 심해지면서 더 이상 못 버티겠다 싶어서 직접 들여다봤고, 결국 업체 부르지 않고 해결했습니다.
창문이 안 열릴 때
창문이 안 열리는 건 레일이나 창틀 쪽 문제이거나, 잠금장치 쪽 문제입니다. 잠금장치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창문을 억지로 밀면 레일이나 창문 프레임이 긁히거나 휘는 일이 생깁니다. 저도 처음에 잠금장치를 반쯤만 돌린 채로 힘을 줬다가 창문 모서리 쪽에 자국이 생겼습니다. 잠금장치를 끝까지 돌렸는데도 창문이 안 움직인다면 레일 쪽을 봐야 합니다.
레일 문제인 경우는 이물질이 끼었거나 레일 자체가 변형된 겁니다. 샷시 레일이란 창문 아래쪽 창틀에 파여 있는 홈으로, 창문 바퀴가 이 홈을 따라 미끄러지면서 창문이 열리고 닫힙니다. 여기에 먼지나 모래, 머리카락 같은 게 쌓이면 바퀴가 걸려서 창문이 잘 안 움직입니다. 처음 청소했을 때 레일 홈 안에 뭐가 그렇게 많이 쌓여 있나 싶어서 좀 놀랐는데, 이사 온 뒤로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었으니 쌓일 만도 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주택 하자 기준에 따르면 창호의 개폐 불량은 하자 항목에 해당하며, 입주 후 2년 이내라면 시공사에 하자 보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출처: 국토교통부).
샷시 레일 청소와 윤활 처리
창문을 최대한 한쪽으로 밀어서 레일을 드러낸 다음 칫솔이나 좁은 솔로 홈 안쪽을 쓸어냅니다. 먼지가 굳어서 붙어 있다면 물에 적신 천을 꼬아서 홈 안에 밀어 넣어 닦아주면 잘 빠집니다. 저는 면봉으로 구석구석 닦았는데 면봉 끝이 닿는 족족 새까매졌고, 방마다 창문이 몇 개씩이니 다 하고 나니 꽤 오래 걸렸습니다. 끝내고 나서 창문을 밀었더니 전보다 훨씬 가볍게 움직였습니다.
청소 후에는 윤활제를 발라줘야 창문이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실리콘 스프레이란 실리콘 오일 성분이 들어 있어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제로, 레일처럼 먼지가 많이 끼는 곳에 써도 끈적임이 적어서 이물질이 다시 달라붙는 게 줄어듭니다. 저는 처음에 집에 있던 다용도 기름 윤활제를 레일에 뿌렸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먼지가 더 잘 달라붙어서 금방 뻑뻑해졌고, 그다음에 실리콘 스프레이로 바꿔봤더니 훨씬 오래갔습니다. 뭘 쓰든 비슷하겠거니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레일을 청소하고 윤활제까지 발랐는데도 여전히 뻑뻑하다면 창문 바퀴인 롤러를 봐야 합니다. 롤러란 창문 아래 양쪽에 달려 있는 작은 바퀴로, 이 바퀴가 레일 위를 굴러다니면서 창문이 움직입니다. 창문을 들어 올리듯 살짝 당기면 빠지는데, 저는 처음에 창문이 이렇게 쉽게 빠지는 줄 몰랐습니다. 빼서 아래쪽을 보니 한쪽 롤러가 닳아서 납작해져 있었는데, 레일에 굴러가는 게 아니라 그냥 끌리고 있던 거였습니다. 인터넷에서 부품 사서 드라이버로 바꿨고, 부품비는 몇천 원 수준이었습니다.
잠금장치 점검과 창문 수리
잠금장치가 돌아가지 않거나 돌아가도 잠금이 풀리지 않는 경우는 크레센트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크레센트란 창문 두 짝이 맞닿는 부분에 달린 반달 모양의 잠금장치로, 돌려서 걸거나 푸는 방식으로 창문을 잠급니다. 저도 잠금장치를 돌렸는데 덜컹거리기만 하고 걸리지 않아서 분해해봤더니 안에 스프링이 빠져 있었습니다. 뭔가 복잡한 게 망가진 줄 알았다가 스프링 하나짜리 문제라는 걸 보고 좀 맥이 빠졌고, 크레센트 자체는 2000원에서 5000원이면 구할 수 있어서 나사 두 개 풀고 새것으로 갈았습니다.
창문이 기울어지거나 위아래로 흔들린다면 창틀이 뒤틀린 겁니다. 여름과 겨울을 반복하면서 열팽창과 수축이 반복되면 창틀이 조금씩 변형되는데, 창문 하단 양쪽 마감 부분을 작은 드라이버로 열면 조정 나사가 나옵니다. 저는 창문 안에 이런 나사가 있는 줄 몰랐는데, 조금 조여줬더니 걸리던 창문이 움직였습니다. 이 방법으로도 안 되거나 창틀 자체가 심하게 변형됐다면 전문 업체가 필요합니다. 한국소비자원 주택 관련 소비자 분쟁 자료에 따르면 창호 관련 하자는 자가 조치가 가능한 경우가 상당수지만, 창틀 프레임 자체의 변형이나 방수 문제가 동반된 경우는 전문 업체 수리가 필요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창문 하나를 고치면서 다른 창문들도 하나씩 열어봤는데, 거의 다 레일이 엉망이거나 뻑뻑했습니다. 안 쓰던 방 창문은 아예 열리지도 않았고, 레일 청소하고 스프레이 뿌리고 나서야 열렸습니다. 그 방에 오래 들어가지 않았으니 창문 상태를 몰랐던 건데, 뒤늦게 보니 꽤 오래 그 상태였던 것 같아서 좀 찜찜하기도 했습니다. 업체 부르기 전에 레일 청소부터 해보는 게 맞겠다는 걸, 이번 일로 몸소 확인한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