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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를 돌리고 나서 오히려 집 안에 이상한 냄새가 퍼진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뭔가 탄 냄새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청소기 먼지통에서 나오는 냄새였습니다. 청소기가 먼지를 빨아들이면서 동시에 냄새도 내뿜고 있었던 겁니다. 그때 처음으로 청소기 먼지통도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청소기는 자주 쓰는 가전인데 내부 청소는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먼지통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청소 방법과 필터 관리법까지 정리해 봤습니다.

 

1. 먼지통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

청소기 먼지통 냄새의 정체는 대부분 두 가지입니다. 세균과 유기물 분해입니다.

먼지통 안쪽 벽면에 쌓인 먼지와 습기가 결합하면 바이오필름이 만들어집니다. 바이오필름이란 세균들이 집단으로 형성하는 끈적한 보호막으로, 한 번 자리 잡으면 물로 헹궈도 잘 제거되지 않습니다. 이 상태가 오래되면 세균이 번식하면서 불쾌한 냄새가 납니다.

 

두 번째는 먼지통 안에 쌓인 유기물 분해입니다. 머리카락, 음식 부스러기, 반려동물 털 같은 유기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발생합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란 상온에서 기체로 증발하는 유기물질로, 특유의 퀴퀴한 냄새를 만들어냅니다. 청소기를 켤 때마다 이 냄새가 배출 공기와 함께 실내로 퍼집니다.

 

세 번째는 습기입니다. 물기 있는 쓰레기를 청소기로 흡입하거나, 먼지가 가득 찬 상태로 습한 환경에 보관하면 먼지통 안에 수분이 생기면서 세균과 곰팡이가 빠르게 늘어납니다. 저도 가끔 물기 있는 먼지를 빨아들인 적이 있었는데, 그다음 날 청소기를 켜니 냄새가 심하게 올라왔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청소기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청소기 배기 공기에서 세균과 곰팡이 포자가 검출될 수 있으며, 먼지통과 필터 청소 주기가 위생 수준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한국소비자원)

 

2. 먼지통 청소 방법

먼지통을 청소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쌓인 먼지를 버리는 건데, 반드시 쓰레기통 가까이 가져가서 비워야 합니다. 그냥 열면 먼지가 공중으로 흩어져 오히려 더 지저분해집니다. 바람이 부는 날 밖에서 먼지통을 비웠다가 먼지가 얼굴로 날아온 경험이 있어서, 지금은 비닐봉지 안에서 비우고 있습니다.

 

먼지를 다 버린 뒤에는 먼지통을 분리해서 세척하는데, 물 세척이 가능한 소재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무선 청소기나 사이클론 방식 청소기는 물 세척이 됩니다. 사이클론 방식이란 원심력을 이용해 먼지를 공기와 분리하는 방식으로, 봉투 없이 먼지통에 직접 먼지가 모이는 구조입니다.

 

물 세척이 가능한 먼지통이라면 미지근한 물에 중성 세제를 약간 풀어서 안쪽을 부드러운 솔로 닦아줍니다. 안쪽 벽면에 붙어 있는 먼지막을 꼼꼼하게 문질러야 바이오필름까지 제거됩니다. 냄새가 심할 때는 물에 베이킹소다를 한 스푼 풀어서 10분 정도 담가뒀다가 헹궈내면 탈취 효과가 납니다.

 

세척 후 완전 건조가 제일 중요합니다. 물기가 남은 상태로 다시 조립하면 습기 때문에 세균이 오히려 더 빠르게 늘어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대충 물기를 털고 바로 조립했다가 며칠 뒤 이전보다 냄새가 더 심해진 경험을 하고 나서야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최소 2시간 이상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자연 건조한 뒤 조립해야 합니다.

 

3. 필터 관리와 냄새 예방

먼지통을 깨끗이 닦아도 냄새가 안 잡힐 때는 필터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기에서 가장 중요한 필터가 헤파필터입니다. 헤파필터란 0.3 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세 입자를 99.97퍼센트 이상 걸러내는 고성능 필터로, 먼지뿐 아니라 세균과 곰팡이 포자도 잡아줍니다. 이 필터가 막히거나 오염되면 흡입력이 떨어지고 냄새가 납니다.

 

헤파필터는 제품마다 세척 가능 여부가 다릅니다. 세척 가능한 제품은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궈내되, 절대 문지르거나 비틀면 안 됩니다. 필터 안쪽 섬유 구조가 손상되면 미세먼지 차단 성능이 크게 떨어집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세척 후 완전 건조 없이 다시 끼웠다가 곰팡이 냄새가 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필터도 먼지통과 마찬가지로 24시간 이상 건조가 필요합니다.

 

세척이 안 되는 헤파필터는 교체 주기를 지켜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실내 공기질 관리 차원에서 청소기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청소기 배기구 방향을 사람이 없는 쪽으로 향하게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일반적으로 헤파필터 교체 주기는 6개월에서 1년 사이지만, 사용 빈도가 높거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은 더 자주 갈아주는 게 좋습니다.

 

평소 습관도 냄새 예방에 영향을 줍니다. 먼지통은 70퍼센트 이상 차기 전에 비우는 게 좋습니다. 꽉 찬 상태로 오래 두면 유기물 분해가 빨라져 냄새가 심해집니다. 청소가 끝나면 먼지통을 바로 비우는 습관을 들이면 냄새 걱정이 훨씬 줄어드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물기 있는 쓰레기는 청소기로 흡입하지 않는 게 좋고, 청소기 보관은 습기가 적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