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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가 주머니 속 열쇠에 긁혀서 하루 만에 흠집이 생긴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쓰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싶었는데 오히려 볼 때마다 신경 쓰였고, 버리기는 아까워서 찾아봤더니 방법이 꽤 있었습니다.
플라스틱에 기스가 생기는 이유
플라스틱은 금속보다 경도가 낮아서 외부 마찰에 약합니다. 경도란 물질이 외부 힘에 의해 긁히거나 변형되는 것에 저항하는 능력인데, 플라스틱은 이 값이 낮아서 열쇠나 모래알처럼 작고 단단한 물질에도 표면이 긁힙니다.
기스가흠집이 생긴 부분이 하얗거나 뿌옇게 보이는 건 난반사 때문입니다. 난반사란 빛이 불규칙한 방향으로 흩어지는 현상으로, 표면이 긁히면서 생긴 미세한 요철이 빛을 사방으로 흩뿌립니다. 투명 플라스틱일수록 흠집이 더 도드라지는 게 이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종류마다 기스가 생기는 정도가 다릅니다. 아크릴(PMMA)은 투명도가 높지만 경도가 낮아서 흠집이 쉽게 생기고, ABS 수지는 상대적으로 단단하지만 한 번 깊이 긁히면 복구가 어렵습니다. 폴리카보네이트(PC)는 충격에는 강하지만 표면 흠집에는 마찬가지로 취약합니다.
플라스틱 기스 제거 방법
얕은 기스 — 연마제로 제거
표면을 살짝 긁은 정도의 얕은 흠집은 연마제로 없앨 수 있습니다. 연마제란 미세한 입자로 표면을 균일하게 갈아내는 물질로, 흠집 주변을 흠집 깊이만큼 고르게 낮춰서 안 보이게 만드는 원리입니다.
치약이 가장 구하기 쉽습니다. 일반 흰색 치약에 미세한 연마 입자가 들어 있어서 면 천에 조금 묻혀 기스흠집 부위를 가볍게 문질러주면 됩니다.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에 직접 써봤는데 얕은 흠집은 생각보다 잘 지워졌습니다. 다만 젤 타입 치약은 연마 입자가 없어서 효과가 없고, 일반 흰색 치약이어야 합니다.
더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자동차용 컴파운드(compound)가 낫습니다. 컴파운드란 연마 입자가 포함된 크림 형태의 도장면 보정제로, 치약보다 입자가 곱게 제어돼 있어서 마무리가 더 깨끗합니다. 소량을 천에 묻혀 흠집 방향을 따라 일직선으로 문지르고, 마지막에 원을 그리며 닦아내면 됩니다. 처음에는 자동차용 제품을 플라스틱에 써도 되나 싶었는데, 오히려 전용 클리너보다 결과가 좋았습니다.
문지를 때 너무 힘을 주면 기스 주변까지 긁혀 오히려 넓어지니 가볍게 여러 번 반복하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깊은 기스 — 사포로 단계적으로 갈기
손톱에 걸릴 정도로 깊이 파인 흠집은 치약이나 컴파운드만으로는 안 됩니다. 사포로 단계적으로 갈아내야 합니다.
거친 것에서 고운 것 순서로 올려가야 합니다. 거칠기(grit) 수가 낮을수록 거친 사포인데, 400번 → 800번 → 1500번 → 2000번 순서로 쓰면 됩니다. 거친 사포로 흠집 주변을 평탄하게 만들고, 점점 고운 사포로 긁힌 자국을 지워가는 방식입니다.
마른 상태보다 물을 뿌려가면서 하는 습식 연마가 플라스틱에 잘 맞습니다. 마찰열이 줄고 연마 입자가 물에 씻겨 나가면서 더 고르게 갈립니다. 투명 아크릴 판에 깊게 긁힌 기스를 이 방법으로 제거해 봤는데 완전히 새것처럼 되지는 않았지만 눈에 거슬리지 않는 수준으로는 됐습니다. 2000번 사포로 마무리한 뒤 컴파운드로 광택을 내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전체가 뿌옇게 흐려진 경우
기스보다 면 전체가 뿌옇게 흐려진 경우는 자잘한 흠집이 쌓인 겁니다. 이때는 부분 제거보다 전체적인 연마가 필요합니다.
플라스틱 클리너나 아크릴 전용 광택제를 면 천에 묻혀 일정한 방향으로 고르게 닦아주면 됩니다. 이 방법으로도 안 될 정도라면 800번 사포부터 시작해서 단계적 연마를 거치는 수밖에 없습니다. 오래된 투명 정리함을 이 방법으로 닦아봤는데, 버리려고 했던 물건이 쓸 만한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생활용품 플라스틱 표면 손상 관련 소비자 불만 중 흠집과 변색 문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상당수가 보관 방법과 세척 방법을 바꾸는 것만으로 예방 가능하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플라스틱 기스 예방 방법
투명 플라스틱 제품이라면 처음부터 보호 필름을 붙여두는 게 확실합니다. 표면에 밀착해서 흠집을 막아주고, 필름이 상하면 필름만 교체하면 됩니다. 케이스에 필름을 붙이는 게 번거롭다고 안 했다가 흠집 생기고 나서 후회한 적이 여러 번입니다.
세척할 때도 신경 써야 합니다. 일반 수세미나 거친 천으로 문지르면 씻을 때마다 미세한 기스가 쌓입니다. 극세사 천이나 부드러운 스펀지로 닦아야 하고, 물기를 닦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보관할 때 다른 물건과 겹쳐두는 것도 기스흠집 원인입니다. 서랍 안에 열쇠나 동전과 같이 넣어두거나 투명 케이스를 다른 기기 옆에 그냥 쌓아두면 맞닿는 부분에 흠집이 생깁니다. 파우치나 천 주머니에 따로 넣어두는 것만으로도 흠집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소재별 내스크래치성이 다르기 때문에 소재에 맞는 관리 방법을 적용해야 표면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국가기술표준원).

